[육아일기] 2023년 10월 5일
“우리 아이의 언어 발달이 1년이나 지연됐다고요?”
언어 발달 검사를 받고 아내는 울었다.
나도 눈물이 났다.
여느 아이들보다 밝게 웃는 우리 아이.
어쩌면, 이렇게 웃는 게 언어 발달이 지연되어 그런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도 모르고.
아내와 나는 늘 해맑게 웃는 아이를 보고 좋아했다.
“우리 아이는 매일 행복한 것 같아. 다른 애들은 무표정한데, 우리 아이는 늘 웃어!”
그런데, 다른 아이들이 “물 주세요!”, “맘마 주세요.” 등 다양한 언어를 구사할 때.
우리 아이는 “엄마”, “아빠”, “그것”, “이것” 밖에 말하지 못했다.
부랴부랴, 언어 치료를 알아봤지만.
대기만 최소 6개월에서 1년이라고요?
그날 이후 아내와 나는 스마트폰을 절대 보지 않고, 아이에게도 스마트폰과 영상을 보여주지 않았다.
미디어 노출이 아이의 언어 발달을 지연시킨다고 해서.
그리고 나는 매일 아침 아이를 어린이집까지 데려다주면서
“이건 전봇대야.”
“이건 자동차, 뛰뛰빵빵.”
“이건 자전거.”
…
모든 사물을 언어로 표현했다.
어린이집에 가는 길목에는 건물이 있었고, 지하 주차장이 있었다.
거기에 대고 말을 하면 울렸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야호! 해봐.” 라고 하면서
매번 거기를 지날 때마다 “야호!”라고 소리쳤다.
마치, 산 정상에 서서 소리치는 것처럼.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 소리치면, 들리는 메아리.
아이는 그게 재밌는지.
“야후!”라고 소리쳤다.
야후는 포털인데.
어쨌든, “야호”라는 단어를 곧잘 따라 해서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오늘도 야호라고 했어. 야호 해봐. 야호!”
아이에게 엄마에게 보여주라며 야호라고 말해보라고 했지만, 아이는 듣는 척도 안 했다.
“여보, 거짓말하지 마!”
“...”
할말이 없었다.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는 야호라고 말하는데…
오늘도 어김없이 아이는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 아빠를 따라서 “야후!”라고 말했다.
언젠가는 아이와 함께 산의 정상에 서서 “야호”라고 소리치는 날이 있겠지.
그때도 “야후!”라고 말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