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 속의 고독

스물여덟 어떤 평범한 목요일 밤의 사색

by 연수

우리는 저마다 각기 다른 기억의 축적으로 삶을 구성해나가고 있다.

아무리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는 것 같아도,

시시각각 나의 오감을 자극하는 외부 정보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변화하며,

아무리 작은 흐름의 변화라도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각각의 개체에게 자기만의 성을 만들게 할 만큼 방대해지는 것이다.


나비효과.

이것이 인생의 본질이 아닐까?

이것이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삶을 만들 수 있게 하는 원리가 아닐까?

이것이 사람들에게 ‘고독’을 느끼게 하는 걸까?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성을 가지고 더불어 살아간다.

엄청난 의지가 아니고서야 다른 사람들과 집단을 이루며 살게 된다.

집단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서로 다른 ‘나‘들이 모여서 대화라는 명목 하에,

각자 ’나‘를 서로에게 알리고 있다는 면에서 본질은 비슷하다.


어떤 대화는 서로 다른 생각들을 ‘수렴‘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 한 명에게만 수렴일 수도 있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엇갈리는 잠깐의 평화일 수도 있고,

진짜로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 세상이 하나로 통일된 걸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린 평생 나와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를 너무 모른다.

오직 각기 다른 ’나‘들의 외침이 떠다닐 뿐이다.

우리는 군중을 이루고 살아가면서도 고독하다.

오직 떠도는 외침들을 골라 잡아 나만의 성을 재구성해볼 뿐이다.


나는 종종 군중 속에서 고독을 택한다.

군중 속에 떠다니는 어지러운 외침들을 함부로 채택하지 않는다.

어떤 외침을 채택할지, 나만의 성에서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을지 고심한다.

다른 사람의 머릿속은 별로 궁금하지 않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독단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 글은 결국 군중 속에서 독단적으로 고독을 택하는 나를 합리화하려는 외침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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