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 실패, 10년 차 기간제교사의 인생 낙찰기(5)

수학은 정답이 있지만, 삶에는 해설지가 없었다.

제5장: 상수의 재발견: 애물단지 함수를 우상향 그래프로




2000년대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개발사업 이야기가 한창일 때 시부모님이 사놓았던 서정동 집이 하나 있었다. 그리고 2014년 말, 지제역 더샵 조합원이었던 시부모님은 무주택자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이 집을 남편 명의로 바꿔 놓으셨었다. 그런 채로 난 남편과 결혼하고, 주택 관련한 신혼부부 혜택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면서 한참을 지내고 있었다. 결혼을 준비할 당시부터 남편은 그 집을 팔려고 노력했지만, 도로 하나 건너까지만 고덕국제신도시 개발 구역으로 선정되는 바람에 폭락한 집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게다가 마음씨 좋은 시부모님은 임차인이 월세를 안 내다 몰아서 내든, 집수리할 것이 있으면 월세를 받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남편과 곰곰이 머리를 맞대고 상의한 끝에, 남편 명의로 되어 있는 이 집을 우리가 시부모님께 값을 치르고 완전히 가져오기로 했다. 우리가 관리하고 우리가 월세도 받는 것으로. 손절하고 싶어한 함수를 장기 우상향 그래프로 재정의한 것이었다.


집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하고 적당한 가격에 기존 임차인과 계약서도 다시 쓰면서 월세를 받는 곳이 두 곳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사실 이 집을 가져오게 된 결정적인 근거는 토지면적이 건물 면적보다 컸고, 지금 당장은 개발이 되지 않아 낮은 금액대로 시세가 형성되어 있지만 한 20년~30년 이상 지나면 개발이 안 될 수 없는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남들은 도로 하나 차이로 개발 구역에서 빠진 '실패한 땅'이라 말했지만, 내 눈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수렴할 수밖에 없는 '저평가된 우량주'였다. 시부모님의 마음이 깃든 낡은 집을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우리 것으로 만드는 과정은, 단순히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 이상의 의미였다. 그것은 막연한 기대를 확실한 자산으로 바꾸는 작업이었고, 그렇게 내 인생의 월세 파이프라인은 두 번째 마디를 형성하며 더 단단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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