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 실패, 10년 차 기간제교사의 인생 낙찰기(7)

수학은 정답이 있지만, 삶에는 해설지가 없었다.

제7장: 분모의 저주: 0에 수렴하는 신용을 뚫고 낸 보조선




아기가 태어나기 전, 수없이 눈물을 흘렸다.

내가 바보 같아서.

임용 통과를 못 해서.

임신하고도 일하는 사람이 많은데, 난 일은커녕 출산휴가, 육아휴직도 못 하고.

일하고 있지 않으니 출산 급여도 못 받고.

여러 이유가 딱 하나로 귀결됐다. 나의 계약직 신분.


이것이 나뿐만 아니라 아기까지도 힘들게 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정말 강했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월세 하나를 더 만들어야겠어서 경매 물건을 밤새 찾았다. 그리고 해보고 싶었던 단독입찰로 경매 낙찰을 받았다. 하지만 월세만 갉아 먹고 있던 처지였기에 돈이 점점 바닥나고 있었다. 더군다나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월세 받으려는 내 계획이 너무 과감했던 것인지 잔금을 내기에는 돈이 부족했다.


경락 대출을 알아보자!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대출을 알아봤지만, 작년 소득이 없는 나에게 대출을 해준다는 은행이 없었다. 대출을 못 받으면 경매보증금을 날리거나 보험을 깨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겨우겨우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근거로 대출을 해주겠다는 은행이 나타났다.


하지만 서류로 냈던 건강보험료 납부 증명서에 나오는 수많은 학교 이름이 나를 괴롭게 했다. “1년마다 학교를 옮기시나 봐요. 계약직이신가요?” 대출창구직원의 말에 나의 근본이 나의 분모가 너무 약해서 어쩔 줄 몰랐었다. 창구직원의 눈에는 불안정한 이력이었겠지만, 나에게는 매년 새싹을 틔우려 애썼던 치열한 계절들의 기록이었다. 대출받기 쉽지 않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또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정석적인 풀이 과정은 막혔지만, 나는 나만의 보조선을 그어 문제를 해결했던 것이다.




ep10. 은행 직원이 내민 서류 속 수십 개의 학교 이름은 나를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게 했다. '계약직'이라는 세 글자가 내 신용의 분모를 갉아먹고 있었지만, 나는 아기를 품은 엄마였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수치심보다 무서운 것은 내 아이에게 이 불안함을 물려주는 것이었다. 결국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을 몰아쉬며 대출 승인 도장을 받아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세상이 정해놓은 분모가 아무리 작아도, 포기하지 않는 추진력이라는 '곱하기'가 있다면 결괏값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ep11. 직업적 기반으로 사람의 정의하는 세상의 평가시스템에서 나는 나 스스로를 정의하는 사람이 되겠다. 나는 세상의 평가시스템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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