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 실패, 10년 차 기간제교사의 인생 낙찰기(8)

수학은 정답이 있지만, 삶에는 해설지가 없었다.

제8장: 열린구간의 자유: 오답을 '좋은 답'으로 치환하기




여전히 나에게 임용 불합격은 아픈 기억이다. 만약 합격했다면 안정적인 소득이 있었을 것이고, 겨울방학 때마다 여행을 다녔을 것이다. 내년을 생각하며 초조해하는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처럼 월세 받는 임대인이자 아기와 온전히 시간을 보내는 엄마의 삶은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나는 내년의 일자리가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어도, 예전처럼 불안에 떨지는 않는다. 나에게는 내가 만든 세 군데의 파이프라인이 있고, 사랑하는 아기와 남편이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함수에서 '임용 합격'은 유일한 해(解)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 해를 구하지 못했기에 나는 비로소 '경제적 자유'라는 더 거대한 수식을 만날 수 있었다. 이제 나에게 겨울은 '해고의 계절'이 아니라, 다음 수익 모델을 설계하는 '구상의 계절'이다. 닫힌구간의 시험지 안에서 울고 있던 나는 이제 없다. 나는 열린구간 위에서 나만의 정답을 써 내려가는 중이다.


남편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우리 둘 다 일하지 않고, 아기와 시간을 보내려면 한 달에 월세를 얼마를 벌어야 하지? 우리의 결론은 600만 원이었다. 이만큼이면 나가는 돈이 있더라도 모이는 돈이 꽤 있겠다고 계산했다. 이게 현재 목표다. 그리고 또 하나, 취미로 학교에 출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임용 실패가 더 이상 ‘오답’이 아니라, 나에게는 경제적 자유를 향한 마음을 온전히 쏟을 수 있게 한 ‘좋은 답’이 되었다. 아마 임용을 붙었다면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쉬는 인생은 없었을 것이다. 임용에 떨어진 것이 나에게는 열린구간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갖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이었다.


이제는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법을 깨달았고, 내가 직접 ‘정답’을 써 나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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