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란듯이 여행하기

척에서 시작한 여행, 척이 아닌 진짜가 되다

"나 여유있어~ 돈도 있고 시간도 있어"

이렇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보복하듯 시작한 유럽여행 준비.

한 달 남짓 부리나케 준비하고 남편과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여행을 떠나기 전 날까지도 마음에 짐이 있었다.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것도 아니고, 재밌게 잘 다녀올 수 있을까? 코로나 시절에 결혼한 우리는 7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며 부산에서부터 인제까지 여행을 했다. 그리고 이번에 제대로 신혼여행 간다며 들떠 있는 남편에게 내 마음을 말할 수 없었다. 돈도 돈이고 신나해 하는 남편의 기분을 망치기 싫었다.


밤을 새 당일이 되었다. 이제 정말 가는구나, 몸은 이미 떠날 채비를 마쳤고 캐리어를 끌고 집을 나와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이 사람들은 다 어딜가는 걸까? 돈 많고 여유있는 사람들 참 많구나 싶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사람들 표정이 다 들떠있다. 새로운 행복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 속에서 내 표정도 점점 그 사람들을 닮아 갔다.

비행기를 두 번 타고 도착한 런던에서 속사포로 떠들어 대는 말소리에 긴장이 시작됐다. 유럽에 도착한 우리는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생존과 안전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야했다. 점차 익숙해져가는 우리는 시야가 넓어졌고 많은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하며 세상에는 여러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중 나도 수 많은 모습을 한 70억 중의 한 명으로 나는 나대로 살아가고 나의 행복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집에 돌아온 나는 걱정이 온데간데 사라졌다. 나는 내 방식대로 사는거야. 내가 행복하면 그만인거야. 그리고 살아가는데 언제나 나의 편인 남편과 엄마, 아빠, 동생들, 이모, 삼촌이 든든하게 나를 지켜주고 있으니 무서울게 없지. 난 행복한 사람이야. 내가 해보고 싶은 것들, 새로운 사람들 만나면서 인생 경험을 넓힐거야.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 마구 솟구쳤다. 세바시 강연도 해보고 싶고, 스티커도 만들어보고 싶고, 선거운동도 해보고 싶고, 유튜브도 해보고 싶고, 다양한 책도 읽어보고 싶고, 재봉틀도 배워보고 싶고, 글도 쓰고 싶고, 그림도 그리고 싶고..


이제는 척이 아니라 여유가 있다. 마음도. 생각도. 아직까지는 통장도.

새로운 방향으로의 삶이 보자기에서 풀려나오려고 몸부림을 치는 것 같았다. 어떻게든 삶의 방향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2024년 3월 19일 나의 새로운 삶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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