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 통제와 비통제 10.
남들이 나를 어리석다고 보든 말든 상관하지 않을 때, 진정한 성장이 가능하고 자유를 느낄 수 있다.
— 에픽테토스
스토아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태도 중 하나는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오늘은 이 주제를,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인 식사를 통해 살펴보려 한다.
얼마 전, 배우 선우용여 님의 일상이 화제가 됐다.
한동안 방송에서 보이지 않던 그녀는 어느 날, 자신이 직접 운전한 벤츠를 몰고 호텔 조식 뷔페에 나타났다. 그것도 혼자서.
사람들은 놀랐다. 그런데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뷔페가 대중화됐으면 좋겠다. 내 몸을 위한 돈을 아끼면 뭐 하나. 돈뭉치 이고 지고 가냐. 옷은 천만 원짜리 입으면서 먹는 건 거지같이 먹으면 안 된다.”
통쾌했다. 그녀의 이런 전환은 뇌경색을 겪은 이후 찾아왔다고 한다.
역시 인간은 큰일을 겪고 나서야 시야가 바뀌는 걸까.
조금 결이 다르지만, 나 역시 혼밥의 달인이다.
외국 유학생활을 오래 한 영향도 있겠지만, 예전부터 혼자 밥을 먹는 걸 즐겨왔다.
물론 요즘은 배달 앱 하나로 집에서 뭐든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혼밥은 그런 게 아니다.
식당 문을 당당히 열고 들어가, 직원에게 오른쪽 검지손가락을 들며 말한다.
“한 명이요.”
그 순간의 묘한 긴장감. 이것이 진짜 혼밥이다.
한때 ‘혼밥 레벨표’라는 게 있었다.
가장 낮은 단계가 편의점 혼밥.
중간은 분식집.
최상위는 고깃집과 패밀리 레스토랑, 그리고 뷔페였다.
그렇다면, 선우용여 님과 나는 최상위 레벨의 혼밥러다.
나 역시 지금도 가끔 혼자 고깃집에 간다. 고기 굽는 소리, 기름 튀는 냄새, 혼자서도 충분히 즐겁다.
뷔페도 간다. 다양한 음식을 원하는 만큼 접시에 담아 먹는다.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처음엔 솔직히 신경 쓰였다. 남들이 날 어떻게 볼까.
하지만 한 번만 넘어서면 끝이다.
그 다음부터는 그냥 편하다. 지금도 아무렇지 않게 간다.
게다가 혼자 식당에 가면 좋은 점이 많다.
첫째, 맛있다. 똑같은 짜장면도, 집으로 배달된 것보다 직접 중식당에 가서 먹는 게 훨씬 낫다.
둘째, 싸다. 배달비가 없다.
셋째, 집에 쓰레기가 쌓이지 않는다.
아직도 혼밥이 두렵나?
왜? 남의 시선 때문인가?
그럼 내가 확실히 말해주겠다.
남들은 당신이 혼자 와서 먹든 말든 전혀 관심이 없다.
대부분은 다시 볼 일도 없는 사람들이다.
혹시 동네 지인이라도 만날까 걱정되나?
“어, 왜 혼자 드세요?”라는 질문이라도 받을까 두려운가?
그럼 그냥 대답하면 된다.
“저는 가끔 혼자 먹는 걸 좋아해요.”
끝이다.
그 사람이 속으로 ‘외로운 사람인가?’ 생각한다고 치자.
그래서? 그게 나한테 무슨 피해가 되나?
오히려 그 사람은 속으로 당신의 자유로움을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2024년 기준, 한국의 1인 가구 비율은 36.1%.
세 집 중 한 집은 혼자 산다.
혼자 뭘 한다는 게 이상할 이유가 없는 시대다.
게다가, 호텔 조식 뷔페를 혼자 즐기는 모습에 “멋있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시대다.
설령 그런 시대가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내가 자유를 누린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에픽테토스의 말처럼, 남들이 나를 어리석게 본다 해도 상관하지 않을 때 우리는 진짜 자유로워진다.
그러니 집 근처 중식당에 가서 간짜장 한 그릇 해보라.
당신은 곧 깨닫게 될 것이다.
남들은 당신에게 아무 관심이 없다는 사실에 놀라고,
혼자 식사하는 자유로움에 또 놀라며,
무엇보다 갓 볶아 나온 짜장의 맛에 화들짝 놀라게 될 것이다.
덤으로, 단무지도 신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