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職集愛 可高拾多(일직집애 가고십다)

하루 업무에 애정을 모아야 능률도 오르고 얻는 것도 많다

by 글쓰는 COO

야근을 마다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야근을 좀 하더라도 그러려니 하는 편이었다. 할 일이 없는데도 눈치를 보며 이른바 ‘대기야근’을 하던 신입 시절도 거쳤다.


그러나 연차가 차면서 일과 생활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점점 깨달았고,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회사 밖에서의 시간은 나의 계발을 위한 시간으로 충실히 써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에 집중했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고 나서는 더더욱 그랬다.


남편은 정말 정신없이 바쁜데도 무섭게 집중해서 일을 끝내고 6시 땡 하면 일어서는 사람이었다. 놀라운 건 그럼에도 조직 내에서 누구보다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남편을 보며 깨달았다. 야근도 습관이었다는 것을. 분명히 오늘의 할당량을 끝낼 수 있음에도, 집중력을 다하지 못해 일을 미루다 야근을 하는 적도 있었다. 퇴근 시간을 앞두고 급하게 떨어진 업무를 ‘어쩔 수 없으니’ 하는 날들도 있었지만.



스타트업은 밤낮없이 일해야 성공한다?


스타트업 업계에는 "밤낮없이 일해야 성공한다"라는 말이 정답인 것만 같다. 그만큼 치열하게, 모든 것을 갈아 넣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치열할 수밖에 없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밤낮없이 울리는 이메일과 그룹웨어 알림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조급해지고 무엇 하나라도 더 해야 할 것만 같은 압박감에 휩싸인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진정한 치열함은 단순히 밤늦게 까지 일을 붙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정해진 시간 안에 얼마나 '밀도 있게' 몰입하느냐, 그리고 그 몰입을 지속하기 위해 나를 어떻게 경영하느냐가 본질이지 않을까.


물론 야근을 ‘절대’ 안 한다는 말은 아니다. 지금도 여전히 야근을 하고, 새벽 4시에 눈이 떠져 일을 붙잡고, 주말에도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리하곤 한다. 하지만 습관처럼 하는 야근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고 믿는다.




내가 없어도 굴러가는 조직을 만드는 욕심


지난 글의 내용과도 이어진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나를 먼저 경영하고 내 삶의 터전을 단단히 가꿀 때 조직의 운영도 온전해진다. 결국 '내가 없으면 회사도 없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는 조직 내외에서 나의 능력을 충분히 인정받고 싶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없더라도 완벽하게 굴러갈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 내가 밤낮없이 자리를 지켜야만 돌아가는 조직은 시스템이 아닌 개개인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상태일 뿐이다. 내가 밀도 있게 일하고 미련 없이 퇴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그것이 나의 유능함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 않을까. 물론, 아직은 턱없이 모자라다.




밀도 있는 하루를 보내기 위한 다짐, '일직집애 가고십다'


이 글의 제목은 김민철 작가의 <내 일로 건너가는 법>에서 본 문장이다. 이전 회사에서 가장 애정하고 존경하는 후배이자 멘토인 S가 선물해 준 책인데, 최근 다시 읽어보며 새롭게 와닿는 문장들이 많다. 특히 오랜만에 다시 읽으면서 또, 이 문장을 곱씹게 되었다.


日職集愛 可高拾多(일직집애 가고십다)
: 하루 업무에 애정을 모아야 능률도 오르고 얻는 것도 많다.


밀도 있게 집중해서 일을 한 후 퇴근해서 내 삶을 지키겠다는 의지. 그리고 업무에 애정과 집중력을 모아야 능률도 오르고, 그로 인해 내가 얻는 것, 즉 배움과 성취가 많아진다는 그 원리를 재미있게 정의한 문구이다.


김민철 작가님의 업무 스타일은 나의 '추구미'이다. 후배 S가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났다며, 나중에 꼭 이런 팀장님이 되어 있을 것 같다는 메시지를 책장에 적어주었었다. 지금 내가 그 같은 방향으로 잘 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고 부단히 노력해야지', 하고 오늘도 마음을 다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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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시간 안에 내 모든 애정과 집중력을 쏟아부어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당당하게 나의 삶으로 건너가는 것. 업무에 온 마음을 다해 집중할 때, 그 일은 비로소 나의 성장이 되고 성과가 된다.


그렇게 밀도 있게 채운 하루 끝에 미련 없이 ‘Off’ 버튼을 눌렀을 때의 그 쾌감을 위하여. 오늘도 업무 시작 전 글을 써 내려가며 마음속으로 이 기분 좋은 다짐을 해본다.


"일직집애 가고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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