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나지 못한다
어느덧 2017년이 되었다. 너와 내가 헤어진 게 벌써 작년 일이 되어버렸다. 너와 길지 않은 시간을 함께 했었지만, 그 짧은 시간이 나의 2016년의 전부였던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여전히 2016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지금 나는 다시 한국을 떠나 이 곳에 와있지만, 여전히 네 생각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보고 싶거나 힘들 때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했던 너의 말이 계속 생각이 나서 너에게 연락을 해볼까란 생각도 많이 들지만, 차마 연락을 할 수가 없다. 혹여나 내가 연락을 해서 네가 더 힘들지는 않을까, 그래서 네가 나한테 안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가든 채운다. 그래서 나는 아직 너에게 먼저 연락을 할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얼마 전에 스키장을 가고 싶다고 상태 메시지를 해 놓은 너를 보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여름쯤에 내가 너에게 겨울이 되면 스키장을 가자고 했었다. 스키장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했던 너는 좋다고 했었다. 스키장을 가보지 않았던 네가 스키장을 가고 싶다고 해놓은 것을 보고, 혹시 너도 내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혼자서 위로하듯 너도 나에게 아직 마음이 남아 있을 거라 믿고 싶었다.
네가 페이스북 비활성화를 했을 때, 실수로 너와의 페북 친구를 끊어버렸고, 얼마 후에 네가 비활성화를 풀었을 때, 다시 친구를 걸어볼까, 많이 고민을 했었다. 너는 페북 친구를 끊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가 이 참에 잘 됐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한번 다시 걸어는 보자 라는 생각에 친구 추가를 눌렀고, 혼자 자책을 많이 했었다. 바보같이 왜 끊었을까, 그나마 유일한 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었는데, 그런 생각을 가득하다가 그날 밤에 네가 수락을 했다는 알람에 많은 안심이 되었다. 그래도 아직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닌가 보다, 내가 보고 싶지 않은 건 아닌가 보다, 하고서 생각지도 못한 기쁨을 느꼈다.
너의 생일인 8월까지는 너에게 연락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전에 연락할 이유가 생긴다면 좋겠지만, 너의 생일 때 까지는 이유가 딱히 생기지 않을 것 같다.
2017년은 너에게 다시 갈 수 있는 내가 되기 위해서 내가 성장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보려 한다. 그래서 2017년은 나에게 2016년의 연장선이다.
너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