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때 담임했던 한 학생이 오늘 서울대에 붙었고 학부모님에게서 장문의 감사 문자를 받았다. 그 학생도 참 좋았지만 면담에서 느꼈던 어머님도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이셨다.
학급 담임을 하다 보면 학생 각각 저마다 가진 장점들이 다 있다. 모든 학생들에게서 내가 배울 점, 닮고 싶은 점들이 보인다. 아마 그 내용들을 생각하며 생기부에 적었던 것 같은데 그 표현이나 글이 2년 지난 후 부모님의 눈과 대학의 입시 관계자들에게 나름 반짝반짝 빛이 났던 모양이다. 사실 기록을 잘해서가 아니라 학생이 그런 멋진 모습을 계속 보였고 학부모님이 그렇게 키워주셨을 뿐.
사실 2년 전 면담 때 기억에 더 남는 어머님은 다른 분이셨다. 늘 장사하느라 딸을 잘 못 돌봤는데 그래도 딸이 착하고 일찍 철이 들어 매사에 정직하고 성실하게 자아주어서 고맙기만 하다고. 성적은 별로 좋지 않지만 이렇게 바르게 잘 커줘서 그게 가장 감사하고 만족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학부모님의 듣고 있는데 은혜가 될 정도로.. 나는 그런 부모가 될 수 있을까? 그 어머님이 존경스러웠다. 면담하다가 순간 울컥해서 오히려 어머님이 날 위로하셨다..;;
지나고 보면 세상의 모든 사람은 그 나름으로 승자의 자격이 있다. 누군가는 대학 합격으로, 누군가는 폭넓은 인간관계로, 누군가는 자신만의 감각적인 재능으로, 누군가는 영상이나 사진 등으로. 나에겐 모두가 빛나는 보석이다. 비록 지금은 다듬어지지 않아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지 모르지만.. 자신들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개척해가다 보면 언젠가는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하늘에 모든 별은 빛난다. 얼핏 보면 어두운 별도 있는 것 같지만 모든 별은 태양처럼 거대하고 놀라운 에너지를 가졌다. 다만 누구에게 어떤 거리로 보이느냐에 따라 밝기가 달라 보일 뿐..
어쨌든 오늘은 서울대 합격을 축하하고!
다른 모든 제자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성취와 성장을 맛보며 인정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득.. 언젠가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 지난날 쌓아온 수고로움이라는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있었기 때문일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