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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예전같지 않은 아이들, 도움이 더 필요한 때

1. 변화하는 교육 / AI 시대 자녀교육 바둑이 신의 한 수

by 코딩하는 수학쌤

2장 : 변화하는 교육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선생님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들의 교육과 학습이 많이 복잡해지고 어려워졌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많이 변했다는 겁니다. 문화적인 변화는 늘 있어왔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예전과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학부모님들이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면 뭐든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모여서 같은 TV를 보며 비슷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었고, 모여서 놀다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스며들 듯 비슷한 경험과 가치관들을 공유했습니다.


그 시대에는 사회의 변화들은 과거와 연속적인 측면에서 발생했었기 때문에 비슷한 비슷한 이전 시대를 살아본 어른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충고를 할 수 있었어요. 그 이전에도 어른들의 말씀은 옳았던 적이 많았기 때문에 어린 자녀들에게 충분히 조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소위 “라떼는 말이야”가 통했던 시절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시대의 변화도 너무 불연속적이고, 미래는 어느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워 어른들의 경험이 무용지물인 경우도 허다합니다. 요즘은 아이들도 다양한 매체들에서 더욱 많은 영향을 받고 저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다양합니다. 옛날에는 책, 신문 등과 같은 제한적인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었으니 주로 어른들이 만들어낸 것들이 대부분이죠.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경로로 자신만의 정보를 얻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들은 개인적인 판단 기준을 가지게 되고, 예전과 같은 공통적인 가치관을 함께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추구하는 시대로 변화되었습니다. 어른들이 어렸을 때 당연히 중요하게 추구하던 성실, 근면, 책임감과 같은 전통적인 가치관들은 시대에 맞지 않은 고리타분한 것으로 여겨지거나 재해석되기도 합니다. 옛날에 ‘어른들의 말씀이라면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일단 따랐다.’는 이야기는 아이들의 시선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되어버렸죠.


요즘 아이들은 예전보다 공부에 집중하는게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스마트폰, 게임, SNS 등 끊임없는 유혹이 있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이렇게 공부해서 정말 도움이 될까?’라는 의구심도 듭니다. 예전엔 공부하면 성공했다는 공식같은 루트가 있는데 지금은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더구나 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학습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라는 불안감도 문득 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 혼자서 공부의 길을 찾아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예전보다 학부모와 교사의 도움도 많이 필요하고,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image02.png 삶의 2대 난제 : 다이어트와 공부

어쩌면 공부는 마치 다이어트와 비슷합니다. 모두 경험해보셨겠지만 다이어트는 참 어렵죠.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하루 이틀 열심히 운동했다고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이어트 식단을 한 끼 먹는다고 내 몸이 바로 반응하지도 않고 운동해도 티가 안납니다. 다이어트는 오랜 시간동안 식단 조절과 운동 등 주변의 유혹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야만 자신의 체형이 조금씩 바뀌고 건강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유혹이 있고,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도 가득 앞서는 때가 많아요.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주변의 도움입니다. 가족 중에 정말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사람 앞에서는 치킨의 유혹도 함께 이겨주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도 해줘야 다이어트를 좀 더 쉽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치팅 데이'(다이어트 중 정해진 날에 식단 제한을 하지 않는 날)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중간중간 긴장을 풀어주고, 다시 식단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부도 다이어트처럼 하루에 할 수 있는 양들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고 효과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늘 공부한 게 내일 바로 효과를 거두면 좋겠지만 그런 벼락치기로 오랜 기간 학습을 이어갈 수 없죠. 학습을 할 때는 내가 오늘 공부한 게 조금 부족하더라도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다’고 격려를 해주고, 내일 더 잘할 수 있다는 마인드 셋을 끊임없이 되뇌이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도록 애써야 합니다. 공부가 끝이 아니기 때문에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무한 신뢰를 주며 내일 다시 잘할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공부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능력의 한계가 있을까 하며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긋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때 부모님은 적극적으로 자녀를 격려해주고 신뢰를 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주의할 점은 한창 예민하고 자신감이 떨어져있을 때 부정적인 이야기는 정말 삼가야 합니다. 아이는 공부에 어려움을 겪으며 능력의 한계가 있는지 긴가민가 하고 있는데, 여기서 “노력이 부족해.”, “우리 아이는 이해력이 떨어져요.”라고 하는 이야기를 하게 되면 아이들은 쉽게 이 부분을 받아들이거나 낙심을 하게 되죠. ‘아, 난 노력해도 안되는구나.’ 라던가 ‘이해력이 안 좋으니 이 정도 성적도 감지덕지야.’ 하며 동기를 확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마치 나름 열심히 다이어트를 위해 열심히 샐러드 먹고 있는데 옆에서

“야, 소도 풀만 먹으면 살찐다더라. 코끼리도 초식동물이라며?”

라고 말한다고 상상해보세요. 이런 말을 들은 사람이 과연 다이어트를 더 열심히 해서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까요, 아니면 그냥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싶을까요? 다이어트로 예민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게 다 무슨 소용이야.’ 싶은 마음만 들겠죠.


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력하고 있는 아이에게 부정적인 말 한마디는 기대와 달리 생각보다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따뜻한 침묵으로, 때로는 과한 듯한 응원으로 아이의 도전을 지지해주는 것. 그것이 같은 팀으로 함께 달리고 있는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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