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악장-Minuet]
- 강한 인공지능, 약한 인공지능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인공지능은 ‘기계도 생각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왜 이 질문을 던졌을까? 그 이유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기계’가 과연 가능할지 물음을 가졌고 그러한 기계를 활용하고 싶었던 인류의 생각 때문이 아닐까? 우리 인류가 해결해야 하는 노동에 필요한 동력은 화석 연료 등을 활용해서 만들어낼 수 있지만 절차에 따른 자동화,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판단 등까지도 맡길 수 있는 '말 잘 알아듣는 도구'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처럼 사람처럼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하고 행동을 하는 인공지능을 ‘강한 인공지능’이라고 한다. 영화에서 사람의 모습을 하고 뛰어다니며 놀라운 능력을 자랑하는 대부분의 인공지능들이 강한 인공지능을 생각하며 만든 것들이다. 멀리는 터미네이터부터 2018년 영국의 Channel 4에서 8부작 드라마로 연재했던 Humans에 나오는 휴머노이드까지 모두 강한 인공지능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이러한 인공지능의 개발은 시간이 좀 필요해 보인다. 역사적으로 강한 인공지능에서부터 출발하였지만 이러한 인공지능은 학습을 통해서 모두 빠른 시간 내에 해결이 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강한 인공지능이 등장할 시기를 처음에 2045년으로 예상했다가 2030년으로 앞당겨질 것이라고 이야기하였다.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지만 과연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만큼 강력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아직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이에 반해 약한 인공지능은 ‘특정 문제를 인간처럼 생각하고 해결하기’를 목표로 개발되었다. 지금 구현된 모든 인공지능은 약한 인공지능의 범주에 든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약한 인공지능의 경우는 이미 사람의 능력을 뛰어넘은 지 오래이다. 사람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추상화, 직관 등도 확률로 계산될 수 있다는 것을 알파고가 증명을 하였고, 창작의 영역도 이미 인공지능이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언어 인공지능인 GPT-3는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며, GAN과 같은 인공지능은 수많은 이미지를 기존의 화가들의 화풍으로 재생산하기도 한다. (인공지능을 처음 생각했던 튜링이 이와 같은 인공지능을 보고 ‘인공지능’으로 인정을 할지는 모르겠다.)
이러한 약한 인공지능은 현재 인공지능의 한계점도 뚜렷하게 보여준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은 특정 분야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 한꺼번에 적용하기가 어렵다. 바둑에 최적화된 인공지능은 다른 분야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왓슨의 경우 퀴즈 대회에서 의학으로 영역을 넓혀갔지만 그 그렇게 다른 분야로 넓혀 가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했다. 따라서 다양한 분야에 손쉽게, 값싸게, 빨리 활용이 될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 개발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인공지능의 탄생부터 놀라운 딥러닝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은 눈이 부시게 발전해왔고, 현재 새로운 문명의 변화가 도래했다는 말을 할 만큼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1차 산업혁명에서 증기 기관이 탄생하면서 개인의 노동의 많은 부분을 기계를 활용해 대체하였다. 2차 산업혁명에서 전기가 보급되면서 대량 생산으로 대체가 되었으며 3차 산업혁명에서는 컴퓨터의 발달로 복잡한 계산의 영역을 기계를 활용해서 해결했다. 이제 생명체가 할 수 있는 식별과 판단 등의 사고를 인공지능이 대신하는 4차 산업혁명이 왔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중심에 인공지능이 위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딥러닝이 당장 장밋빛 미래를 가져다주기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여러 존재한다. 딥러닝은 많은 양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데이터는 절대 공짜가 아니다. 이 때문에 각 국가마다 데이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동시에 데이터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그렇게 데이터를 확보를 했다고 하더라도 학습에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언어와 관련한 GTP-3의 경우 4990억 개의 단어를 학습하는데 50억 원 정도가 소요되었다. 또한 딥러닝과 같은 인공지능의 구현에는 컴퓨터의 자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핸드폰이나 가정용 PC들로 구현하는 데는 아직 무리가 있다.
따라서 각 상황과 목적에 맞는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려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모든 머신러닝보다 딥러닝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아무리 전기톱이 훌륭하다고 해서 이것으로 연필을 깎을 필요는 없으며, 간단히 혼자 요리를 할 때 꼭 명인이 만든 명품 칼이 없어도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딥러닝 자체가 훌륭하지만 모든 머신러닝을 대신할 만큼 완전한 방법은 아니다.
또한 인공지능의 호환성 부분도 아직은 극복해가고 발전시켜가야 할 문제이다. 바둑을 두던 딥러닝에서 교통으로, 다른 것으로 쉽게 변화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특정 영역에 활용할 수 있도록 좁은 특정 영역에 한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광범위한 범위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하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가 되고 있으며 더 좋은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보완하는 노력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구 분야에서는 계속해서 수학의 다양한 분야가 필요할 것이다. 개발에서는 이렇게 수학을 기반으로 개발된 이론을 이해하고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수학적인 시각으로 이해한 후 프로그램으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수학은 앞으로도 인공지능 분야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