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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딩하는 수학쌤 Apr 05. 2021

15.수학의 여러가지 측면 in 인공지능

[3악장. idylle- 수학에서 인공지능으로]

1) 알고리즘으로서의 수학 in 인공지능


 수학은 어떠한 숫자들을 더하고 빼고 곱하는 등의 계산에서 시작하였다. 계산을 하는 절차인 알고리즘은 이후 16세기에 +, - 등과 같은 기호를 조작하는 계산법인 대수학(Algebra)으로 발전이 되었고, 이러한 대수학은 17세기 초반에 기하 영역에도 적용이 되었다. 이전에는 중학교 2학년 때 배웠던 기하학의 증명처럼 도형의 특성을 중심으로 계산이 되었지만 이러한 도형의 특성을 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해석 기하학(Analytic Geometry)이 등장했다. 17세기 말에 미적분학이 탄생하였는데, 미분과 적분으로 인해 과학 기술 전반에 걸쳐 엄청난 진보와 발전이 일어나게 되었다.


 놀랍게도 머신 러닝을 위한 수학의 전개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진행이 된다. 가장 먼저 현상이나 문제를 수학적인 세계로 끌어오는 수학적 모델링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상생활의 데이터가 주로 벡터 형태로 표현이 되고 때로는 표를 통해 정리되기도 한다. 수학의 한 분야인 선형대수학은 이러한 벡터의 연산을 주로 다루는 학문이다. 선형대수학의 ‘행렬’이라는 도구를 통해 이와 같은 벡터들의 연산을 좀 더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고 표현도 간단히 할 수 있다.


 또한 해석 기하학은 선형대수학 내에서 주로 다루는데, 벡터들이 얼마나 유사한지를 측정한다. 이 벡터들이 유사한지는 기하적인 측면인 ‘길이’와 ‘각도’ 등을 통해 살펴보고, 좀 더 간단하고 직관적으로 벡터를 표현하는 방법도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적분학을 활용해서 가장 효율적으로 답을 구하는 방법을 찾아간다. 답을 구하는 방법(엄밀하게는 정답에 매우 가깝게 접근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가장 효율적으로 정답에 접근하는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설계할 때 미분을 활용한다. 즉 인공지능의 큰 틀을 접근하는 방법이 수학의 역사적 발전 흐름과 매우 비슷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2) 개념적 수학 in 인공지능


 수학에는 다양한 개념이 포괄되어 있다. 이러한 개념들은 여러 가지 용어와 기호, 식, 그래프 등으로 표현이 된다. 수학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어떠한 대상을 수학적인 언어로 능숙하게 구사하며 사고한다는 의미가 된다. (우정호, 학교 수학의 교육적 기초) 마치 바다에 아무리 물고기가 많아도 배 위로 끌어올리기 전까지는 돈이 되지 않듯, 아무리 현실 세계에서 데이터가 넘쳐나도 이를 수학의 세계로 끌어오지 못하면 인공지능에서 활용할 수 없다. 


 어떠한 문제를 수학적으로 가장 잘 해결한 사례로 구글을 들 수 있다. 구글의 창립자였던 Brin과 Page는 1997년에 검색엔진을 디자인하면서 ‘검색의 결과를 어떤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라는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에는 많은 사이트들이 인용하고 있는 웹페이지 순서대로 연결을 하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유명한 사이트가 우선적으로 배치되었다. 하지만 정작 링크를 들어가 보면 유명한 사이트이지만 내용적으로는 큰 상관이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구글은 이러한 현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을 적용하였다. 웹페이지의 상대적 중요도를 나누고 웹페이지의 관계를 행렬로 나타낸 뒤 선형대수학의 방법을 도입하여 순위를 부여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였다. 이 때문에 기존의 검색 결과와는 다르게 ‘중요한’ 사이트에서 많이 링크된 사이트가 높은 순위를 받는 알고리즘을 구현해낼 수 있었다.

수학을 활용한 구글의 pageRank 시스템은 구글을 일약 세계적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위 사례에서 살펴보듯 어떠한 현상을 수학의 세계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수학적인 안목과 이해, 그리고 그것을 다룰 수 있는 수학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수학에 능숙하다면 ‘현상’ 혹은 ‘문제점’을 수학으로 끌고 와서 적절한 수학적 알고리즘을 적용할 수 있고, 이로써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3) 추론으로서의 수학 in 인공지능

 추론은 증명과도 연결이 된다. 추론에는 발견된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연역적 추론과 다양한 공통성에 주목하여 일반적인 법칙을 이끌어내는 귀납 추론이 있다. 주로 연역적 추론은 정의와 관련된 성질을 바탕으로 증명을 하고, 귀납적 추론은 발견되는 특성을 바탕으로 그 이면에 내재되어있는 성질이나 원리를 예측할 수 있다.


 연역적인 추론은 알고리즘에 있어서 안정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뭔가 그럴싸해 보이는 획기적인 방법을 발견했을 때 그 방법에서 예상 가능한 문제는 없는지 등을 살펴보는 점검이 필요하다. 반면 귀납적인 추론은 데이터를 바라보는 시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있다면 어떤 요인이 그 현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지를 귀납적 추론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귀납적인 추론이 수학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연역적 사고의 다양한 동기부여를 만들기도 한다. 


 더군다나 데이터를 바라보는 시각과 통찰력에서도 수학적인 사고는 빛을 발한다. 우리는 평소와는 다른 ‘이상한’ 데이터가 등장하면 쉽게 ‘이상한 값이 들어왔네.’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을 통계적으로 자료를 분석하고 확률을 계산함으로써 이상한 값이란 것으로 판단한다. 수많은 데이터가 모여있을 때 특징을 추출하거나 공통성을 확인하기 위해 군집화 방법을 쓰기도 하는데, 이때 앞에서 언급했던 기하적인 수학 기법이 활용된다. 또한 수치적으로 특성의 중요도나 연관 관계를 파악하려면 통계를 활용한 요인 분석을 할 수도 있다. 




4) 문제 해결로서의 수학 in 인공지능


 수학을 한다는 것은 결국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다. 다양한 알고리즘이 존재하는 목적도 문제에 대한 해결하기 위한 것이며, 개념적인 사고를 동원하고 표현하는 이유도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결국 수학적인 힘을 키워야 하는데, 이러한 수학적인 힘이란 수학의 여러 가지 개념과 원리, 법칙 사이의 관련성뿐만 아니라 타 교과의 내용과의 관련성을 파악하면서 얻을 수 있다.

 다양한 현상에 대한 이해와 파악을 위해서는 그 현상의 기반이 되는 학문이 필요하고 이를 수학의 세계로 끌어와 적절하게 표현하고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가 잘 해결되었는지 검증하고, 피드백의 모든 절차에서 수학이 적용된다. 물론 수학만 가지고 다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문제와 연관된 다양한 분야의 역량들이 모두 융합되어야만 균형 잡히고 올바른 해결에 다다를 수 있게 된다. 인공지능은 이러한 문제 해결 과정에서 일부분을 말해줄 뿐이다.


 인공지능은 아직 만능이 아니며, 만능처럼 보인다고 하더라도 100% 완벽하거나 가장 효율적인 알고리즘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직은 인공지능에서 인간의 역할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분야에서 인간의 사고로 쌓아왔던 수학이 아직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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