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례 후 단톡 글 배달
올해 스승의 날은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우리 반 학생들과 함께 보내지 못했습니다. 학생들은 비록 만나진 못하지만 선생님에 대한 마음을 담아 저에게 애정을 표현해주었습니다. 저의 사진을 포함한 이쁜 그림을 만들었고, 줌의 각자의 배경을 그 그림으로 설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30여 명의 학생들 옆에 제가 마치 함께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장면이 만들어졌습니다.
반면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는 졸업생들도 있습니다. 1년 만에 연락드리는데 잊지 않으신 건 아닌지 걱정하는 대학생 새내기 졸업생도 있고, 이제 대학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한 졸업생들도 연락을 해옵니다. 감사하다는 마음도 표현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연락을 못 드려 죄송하다.'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죄송하다니요.. 잊지 않고 연락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무척 감사할 따름이죠.
수학교육과 졸업 이후 유학 준비를 했지만 아쉽게도 합격증을 받지 못했습니다. 1년 정도 과외하면서 버티다가 진로를 바꿔서 수학 교사가 되었습니다. 막상 교사가 되고 보니 재단에서 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님의 추천서를 받아오랍니다. 유학 추천서 받으러 갔다가 박사 과정 합격증을 가지고 가겠다고 했는데, 1년 후 수학 교사 합격증을 받아 들고 간 셈이죠. 그렇게 찾아간 교수님은 더없이 반가워하셨습니다. 교수님께
"교수님, 유학은 아쉽게도 실패했어요."
"그게 뭔 상관이야? 수학교육과 나와서 교사가 된 거만큼 축하할게 어디 있어?"
"... 그래도 연락 못 드리다가 부탁할 게 생겨 찾아와서 죄송해요."
"연락 못할 만큼 열심히 바쁘게 살았다는 증거잖아. 미안해할 필요 하나도 없어."
물론 그 만남 이후에도 별도로 연락을 자주 드리지는 못했지만 그 말씀 하나가 참 따뜻하고 깊이 남았습니다. 그 이후로 졸업생들에게 늘 비슷한 말을 해줍니다. 그만큼 치열하고 바쁘게 살았으니 괜찮습니다. 연락이 잠시 멈춘다고 인연이 끝난 것은 아니니까요.
연락만 그런 것이 아니죠. 하던 일도 그렇습니다. 때로는 뭔가를 계속 미뤄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마음만 놓지 않으면 됩니다. 공부든 뭐든 그렇게 다시 시작하면 그 기간은 휴식 기간이었을 뿐이죠.
- 다시 글을 시작하면서 쓰는 핑계. (사실 진짜 바빴지만..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