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독이는 법 3
#1. 며칠 전 백화점에 들렀다. 몇 달 만인가!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인다!
계산대에 서 있는 데, 이번에는 머라이어 캐리의 "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흘러나온다.
11월인데, 벌써 캐럴이?! 빨라도 너무 빠른 것 아닌가요?
이제 막 낙엽이 지고, 단풍이 서서히 들기 시작하는 데
크리스마스를 노래하다니, 아직 첫눈도 내리지 않았는데? 분위기 쇄신 차원인가?
#2. 정크메일을 열었다.
대한항공 다이어리 마일리지 사전 구매 신청~~
아! 벌써 다이어리 구입 시기인가? 하긴 매번 공짜 다이어리를 받았으니 구매 생각을 못했구나.
그나저나 '올 한 해는 뭘 했더라? 내년엔 뭘 하나?'
한 해를 돌아볼 시기가 다시 왔구나. 차분하게 마감하는 걸 좋아하는 데, 올해는 더욱 그럴 것 같다.
일부러 시끄러운 연말 풍경을 피하지만, 크리스마스는 괜히 설렌다.
나를 위해 선물을 사고- 내가 원하는 선물은 내가 가장 잘 아니까- 멀리 사는 지인들에게 카드를 돌린다.
하지만 2020년은 다르다. 그냥 25일, 하루일 뿐이다.

#3. 못한 일, 안 한 일, 미룬 일, 포기한 일이 많다.
모두 남일이 돼버렸다.(누군가는 이루고 살겠지.)
그런데 아무렇지도 않다. 후회란 게 없고, 솔직히 담담하다.
왜?
나는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내생각대로 움직이던 나.
그때마다 내가 의지했던 슬로건이 " Just do it"이었다. (뭘까, 일종의 책임분담인가, 하라잖아...)
그러나 지금은 "Just Be it"을 되뇐다.
살아남고 볼일이다.
살다 보면 기회는 다시 만들 수 있다. 물론 훨씬 줄어들 것 같다.
비록 내 계획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또 다른 방식으로 길을 찾을 수 있다.
내일이 올지 안 올지 모르지만, 그 끝은 없는 것처럼, 다시 열심히 사는 나를 발견한다.
그저, 달라진 세상에서도 묵묵히 Be It 하면 된다.
한번 더, Just Be It!

*도쿄 올림픽 유치로 인해 좋은 전시가 많이 열렸는데, 아쉽게도 놓쳤다.(모든 사전조사를 마쳤기에)
하지만 몇몇 작가들의 작품은 다른 곳에서도 봤으니, 아쉬움 이상의 감정은 들지 않았다. 사소하기 짝이 없다.
감정을 붙들고 살면 다른 좋은 감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전시는, 책으로 대신함.
빌헬름 하메르스호이의 추억을 되살려 준 책, 최혜진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
일본 미술관의 총망라, 진용주 <기억하는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미경 작가의 <동전 하나라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작품 하나에 대한 설명을 이토록 상세히 풀어가는 게 놀라웠던, 줄리언 반스의 <아주 사적인 미술관 산책>
멕시코에 가고 싶게 만든, 고영애 <내가 사랑한 현대미술관 60>
캐릭터가 재미있는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그리고 나의 일상에 반짝이는 영감을 준 <웬디 수녀의 미술관 산책 >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아직 끝내지 못한 책 <옛 그림으로 본 서울>, 계속 전시용이 될 것으로 예상.
*언젠가는 찾아갈 곳*
V&A 던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