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는 싫은 데, 재밌는 책은 보고 싶을 때

위트 넘치는 카툰의 세계로.

by 깔깔마녀

글자 읽기 싫고 피곤해서 집중할 체력도 없을 때, 의자와 소파가 아닌 아무 곳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고 읽어도 될 만큼 읽기 편했다. 읽다가 쉬다, 한참 뒤에 다시 책을 펴서, 손에 잡히는 대로 펼쳤는데도 피식하고 웃음 지었던 책이다. 흐름이 끊어지면 흥미를 잃게 되는 부류의 책과 달라 부담도 없다. -소설의 경우, 중단한 후 다시 읽으면 앞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고 자꾸 찾아봐야 하니, 결국 먹다 남긴 음식이 버려지듯 책도 포기하곤 한다. 게다가 활자의 압박도 없으니, 휙 펼쳐서 아무데서 시작해도 좋다.


그래서 무슨 책이냐면 <책 좀 빌려줄래?>

저자: 그랜트 스나이더

발행: 윌북

원제는 <I will judge you by your bookshelf>이다.

타인의 책장을 보고, 그들의 취향/습관/독서력/수준까지 판단한다는 걸 보면, 책을 많이 읽고 혹은 수집하거나, 이 모든 걸 즐기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 책 읽기 행동(독서습관 행위 등 모두 포함)을 잘도 포착/담아내고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마치 자신을 거울로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작가의 책 읽는 습관부터 글쓰기 활동까지를 담아낸 카툰 에세이의 몇 장면을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저자가 나열한 책갈피로 쓸 만한 물건에는 포스트잇, 풍선, 영수증, 심지어 고양이 꼬리까지, 기발한 아이디어에 웃음이 났다. 책을 읽다가 멈출 때 양장본 책에는 간혹 실 같은 게 붙어있어 끼워두기 편한데, 페이퍼백은 책갈피 될만한 것을 찾아야 한다. 가끔 크리넥스를 한 장 뽑아 넣기도 하고, 포스트잇은 기본, 굴러 다니는 종이나 긴 머리카락도 이용해 봤다. 귀찮을 때는 그냥 페이지를 기억할 수밖에. 볼펜은 너무 두꺼워 책이 짓눌릴 수 있다. 최대한 책에 부담(무게)이 가지 않는 도구가 좋다. 최악의 경우는 책을 펼친 체 엎어두는 행위인데, 이는 자제하면 좋겠다. 최근에는 책 겉표지를 감싸고 있는 띠지를 끼워두곤 한다.


책 읽기를 좋아하고 읽는 습관, 책 정리에 대한 이야기는 글쓰기로 이어진다. 글 쓰는 데 필요한 요소

전망 좋은 방, 자연광, 몸에 잘 맞는 의자, 배경음악, 혹은 내면의 의욕” 등을 언급/ 글쓰기 전 준비자세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보며 공감했던 대목이다.

글을 안 쓰는 이들은 거의 없다. 보고서, 자소서, 일지, 편지(비즈니스 이메일도 포함) , 리뷰, 프리뷰, 댓글... 모두 글을 쓰니 이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물론 순수한 창작과는 성격이 달라도, 매일 글을 쓰며 살고 있다. 그러니 글을 안 쓰고는 못 살아...?

카툰은 매우 짧아 금방 끝나지만, 또다시 쳐다보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긴 글을 읽을 여력이 없어도 스마트폰 클릭하듯 편히 읽을 수 있었고, 한 마디로 “ 재밌다 “는 말로 마무리 지을 수 있겠다.




그나저나 숨만 쉬며 읽고 싶은 책이 없지? 밤을 꼴딱 넘기며 읽었던 적도 있은데, 지금은 귀찮아졌거나 에너지가 다른 곳으로 분산된 탓이려니 한다.


저자 그랜트 스나이더는

낮에는 치과의사, 밤에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왜 다들 능력이 이렇게나 많지?


*카툰 에세이*

<카프카와 함께 빵을> - 아이스너 상 수상 ( 난 카프카가 너무 어려워, 왜 이 책이 '카프카와 함께 빵을'이라고 제목 붙였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라즈 채스터의 <뉴욕과 사랑에 빠지기 전에> <우리 딴 얘기 좀 하면 안 돼>


*명품(교양서) 만화*

래리 고닉 <인류의 역사>

이원복 <먼 나라 이웃나라 시리즈>

고우영 <만화 십팔사략>


그리고 사회인의 필수 지침서? <미생>


*만화광들이 방문하면 좋을 곳*

부천 만화박물관

교토 만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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