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한 당신에게 보냈던 독백

지난 메모장을 정리하다 발견했다, 나의 울분을.

by 김쿠키

2018년, 예의없는 4-50대 두 명을 회사에서 만난 해. 상상을 초월하는 몰상식과 무례함에 꾹꾹 참던 나는 결국 예의가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되고 퇴근길에 이성의 끈이 거의 끊어지고 있었다.


그 때 지하철에서 울분에 차 적은 나의 글, 그러나 결코 전하지 않은 독백과도 같은 글을 오늘 발굴하여 여기에 올려본다.






난 내가 예의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태어나서부터 할머니 할아버지와 한 집에 살아온 나는

부모님과 조부모님께 인사와 예절의 중요성에 대한 가르침을 받아왔으며 모든 사람을 기본적으로 존중하려고 한다. 단, '인성' 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그 예의와 존중의 범위는 좁아지기 마련이다.


당신이 바라는 예의가 윗사람인 당신의 말을 고분고분 들을 때 나오는 것이라면 미안하지만 난 당신에게 예의라는 것을 보여줄 수 없다. 그런 예의는 내가 보이고 싶지도 않다. 난 차라리 당신에게 예의없는 사람이 되고야 말겠다. 그리고 당신 이외의 수많은 좋은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예의바른 사람이 되겠다. 그것이 내 삶을 더 가치있게 만들어주는 길임이 틀림없기에, 비록 나는 오늘도 상처받고 감정이 상하지만 당신의 궤변과도 같은 말들을 나에게서 지운다. 어찌보면 고마울 따름이다. 당신처럼 살지 않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내일도 더 열심히 살거다.



나한테는 어찌보면 나쁜 버릇이 있는데, 상식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던지 기본이 안 되어있으면서 자기가 다 옳다는 식의, 자기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양 구는 꼴을 못본체 넘어가지 못하고 그것을 일깨워주어야겠다는 이상한 심보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나 그 사람이 위계상 위에 있어 주변인들이 그 사람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다 알고있는데도 말한마디 못해 그 이상한 사람은 자기가 정말 멀쩡한 정상인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 끝끝내 참을 수 없어지는 것이다. 아닌건 아닌거지 왜 아닌데 맞다고 해야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렇지만 나도 바보는 아닌지라 이 수많은 생각을 모두 티를 내거나 행동으로 옮기지 않게 부단히 노력하고 무시하고 하지만 정말 견딜 수 없는 사람이 나타나게되면 어쩔 수가 없다. 내 마음 깊은 곳 부터 이미 이상한 사람이라고 판단이 든 그 사람이 아무리 위계상 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이고 우리나라는 연장자에게 존대를 하는 것이 사회의 약속이니 존대말을 쓰겠다'로 끝난다. 인사도 하고 존댓말도 하고 있지만 그 이상의 것을 바란다면 나는 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어쩌겠는가, 내가 이런 사람인 것을. 강한자에게 약하고 약한자에게 강한자를 제일 싫어하다못해 소위 '극혐' 하는 나로서는 이 대한민국 사회를 무사히 살아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마음 수련이 필요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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