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가을 하늘 아래“
손으로 쥐어짜면 금세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처럼 가을 하늘이 푸르고 공활하다.
황금물결이 출렁대는 들녘을 바라보노라면
먹지 않아도 배는 부르고,
울긋불긋 곱게 단풍이 든 산천은
오르지 않아도 절로 기분이 하늘을 날 듯
상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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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글을 읽으며,
가을이란 계절이
단순히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감각을 일깨우는 순간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
손으로 짜면 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하늘,
배가 부를 만큼 넉넉해 보이는 황금 들녘,
오르지 않아도 기분을 가볍게 하는
울긋불긋한 산천.
아버지께서는
그저 풍경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맛본 가을을
그대로 옮겨놓으신 것 같았다.
읽는 내내
푸른 하늘이 가슴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들녘의 황금빛에 마음이 포근해졌고,
산천의 붉은 물결에 작은 설렘이 피어올랐다.
가을은,
"굳이 애써 가지 않아도,
바라만 봐도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계절"
이라는 걸 아버지의 글이 다시 일깨워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