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문장들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by 밍키

시골의 문장들___

“도라지꽃, 그 이름의 이야기”


심심산골 바위틈에 외로이 홀로 피는 꽃, 도라지꽃!

아무도 봐주는 이 없어도 산지기인 양

소박하게 피어나 산을 밝히는 복스러운 꽃, 도라지꽃!


낮이면 해님이 놀다 가고

벌과 나비가 벗 삼아 놀다 간다.


비가 오지 않으면 목도 축이지 못하지만

결코 생을 포기하지 않고,

절망도 하지 않고 꿋꿋하게 피어난다.


그 자태가 너무 아리따워

밤이면 달님과 별님이 찾아와

소곤소곤 사랑을 속삭이며 함께 밤을 지새운다.


그 이름, 도라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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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는 초롱꽃과 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우리나라 산야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다.


7~8월이 되면 흰색, 벽자색 꽃을 피우고

뿌리는 반찬으로도 먹고

한방에서는 약재로도 쓰인다.


도라지는 태고적부터

우리 민족과 삶을 함께해 온 식물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민요 '도라지 타령'부터 배우고

도시락 반찬으로 도라지는 늘 함께했고

농부들은 농사일 중에도

한 곡조 ‘도라지타령’을 읊조리며 피로를 달랬다.


며느리들도 시집살이 속에서

도라지 타령 한 자락으로 시름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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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음악책에 실린 도라지 타령:


"도라지~ 도라지~ 도라지

심심 산천에 백 도라지

에헤~요 에헤~요 에헤~요

아야라 난~다 지화자 좋~다

얼씨구나 좋~구나 내 사랑~아"


지방마다 가사도 달라지고

부르는 방식도 달라지는 도라지 타령,

명약 산삼을 닮은 도라지이기에

이토록 사랑받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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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 글은

도라지라는 작고 소박한 풀꽃을 통해

한민족의 삶과 정서, 그리고 생명의 미학을 함께 담아낸다.


그 꽃 하나에

해님과 별님, 벌과 나비,

그리고 사람의 노래가 함께 걸려 있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도라지를 노래했고,

도라지를 반찬으로 먹었고,

도라지를 약으로 달여 마셨고,

무심히 지나치던 들꽃 하나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었다는 걸

이 글을 통해 다시금 느끼게 된다.


도라지는 그저 ‘꽃’이 아니라

삶 속에 뿌리내린 오래된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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