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문장들___
“쑥 타는 냄새와 여름의 기억“
요즘은 도시든 시골이든
어디를 가도 모기들의 천국이다.
이것 또한
자연을 파괴한 인간들의 자업자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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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엔 모기장도 없고
모기약은 이름조차 몰랐다.
해가 지면 집집마다
안마당 한가운데에 생쑥으로 모깃불을 피웠다.
생쑥이 타면서 나는
알크리한 쑥 타는 냄새,
눈물이 찔끔 날 정도의 지독한 연기.
고통스럽긴 해도
모기 쫓는 데는 최고의 특효약이었다.
그래서 저녁에 들에서 돌아올 땐
언제나 생쑥을 잊지 않고 베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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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은 우리나라 어느 들판에서나 볼 수 있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잎의 앞면은 윤기가 도는 연초록이고
뒷면엔 젖빛 솜털이 있다.
키는 60~90cm쯤 자라고
늦여름과 가을엔 담홍자색 꽃이 핀다.
봄엔 식용으로,
성초가 되면 약재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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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파릇파릇 돋아나는 쑥을
뜯어다가 쑥떡을 해 먹고
쑥잎은 말려 차로 끓여 마시고
마른 잎은 쑥뜸으로도 쓴다.
내 어린 시절,
봄쑥은 구황식품이었다.
보릿고개를 넘던 시절
쑥을 뜯어 쑥국을 끓이고
쌀가루에 버무려 쑥버무리를 만들어
허기를 달랬다.
그 쑥버무리 맛,
생각만 해도 입에 군침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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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은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자연의 한 조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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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이 글을 읽고 있으면
쑥 타는 냄새가 코끝에 퍼지고
쑥버무리의 푸근한 온기가 손끝에 닿는 것 같다.
쑥이라는 한 식물에 얽힌 모깃불, 구황식, 뜸, 차, 떡…
그 모든 생활의 기록이
자연과 함께 살아온 한 세대의 지혜이자
우리가 잊고 사는 생활의 품격이다.
지금은 없어진 것 같은 ‘모깃불’조차
그 안에는 따뜻한 가족과 시절의 그림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