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의 문장을, 딸이 엮은 기록.
시골의 문장들___
“청명과 한식”
청명과 한식은 늘 같이 가거나, 늦어도 하루 차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죽기는 매일반이다”라는 말도 생겼다.
청명은 24 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다.
입춘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청명이라니,
세월은 구보로 달리는 모양이다.
청명은 일 년 중 하늘이 가장 맑은 날이다.
그래서 예부터 청명엔 풋채소와 산나물을 먹어야 좋다고 했고,
나무에 물이 오르니 나무 심기에도 좋다고 했다.
올해 청명은, 바로 그다음 날이 한식이다.
한식은 설, 추석, 단오와 함께 우리 민족의 4대 명절 중 하나다.
이 날은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산소에 잔디를 입히거나 상석을 세우기도 한다.
한식은 “손 없는 날”이라 이장을 해도 허물이 없는 날이라 했다.
우리 민족처럼 조상님을 이토록 정성껏 모시는 민족도 드물다.
조상 없이 우리가 있을 수 있었을까?
오늘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이 조상님들의 음덕이다.
누구나 자식이 되고, 결혼하여 자식을 낳으면 부모가 된다.
부모님 은혜는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다.
내가 부모께 효를 다하지 않으면, 내 자식 또한 효를 알 수 없다.
이번 한식날엔 만사 제쳐두고 조상님 산소를 한 번쯤 찾아보면 어떨까?
한식날엔 찬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다.
지금이야 웃긴 얘기처럼 들릴지 몰라도, 옛날엔 불이 귀했다.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불씨를 만들고,
임금이 백성에게 불을 하사하면 백성들은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묵은 불을 끄고 찬 음식을 먹었던 것이다.
이것을 ‘사화(賜火)’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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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과 한식은 늘 나란히 다닌다.
아버지는 늘 이 절기를 맞이할 때면 조상과 부모,
삶의 도리를 한 번쯤 돌아보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