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으로 쓰기로 했다

밍키의 한 문장

by 밍키

밍키의 한 문장


왼손으로 쓰기로 했다.


정재승 교수님은 이렇게 말했다.


“진정한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 세상에서 끊임없이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자기 방식을 잃지 않는 사람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머릿속이 ‘탁’ 하고 울렸다.


나는 글씨만 오른손으로 쓰는 왼손잡이다.

모든 걸 왼손으로 하는 진짜 왼손잡이에게

“사회와 타협한 사람”이라는

농담 섞인 말을 들었을 때,

그 말이 웃음으로만 들리지 않았다.


생각해 보면, 나는 늘

세상의 기준 안에서 ‘불편을 줄이려’ 애써왔다.

조직 안에서, 관계 안에서,

나를 조금씩 오른손처럼 훈련시켜 왔다.

불편하지 않게, 튀지 않게, 부딪히지 않게.


그런데 교수님의 말이 내 안에 오래 머물렀다.


왼손으로 사는 건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 나만의 리듬이 숨어 있음을

처음으로 인정하게 되었달까.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다시 왼손으로 글을 써보기로.


글씨는 삐뚤고 느리겠지만,

그 안에는 나의 리듬, 나의 진심, 나의 방향이 있다.

세상에 맞추던 오른손의 속도 대신,

이제는 왼손의 불편함으로 나를 써 내려가려 한다.




_____________

오른손으로

익힌 세상 속에서도,

왼손의 리듬을 잃지 않는

사람이고 싶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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