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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호 Jan 31. 2016

오타와 사는남자-일곱 번째 이야기

오타와 정착 - 새로운 시작(집 구하기)

웰랜드(Welland)를 떠나 오타와(Ottawa)까지 거리로 약 580Km, 6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떠났지만 실제로 도착한 시간을 보니 거의 8시간이 걸린 긴 여정이었다.
한적한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니 어느 순간 같은 배경에 끝도 없는 도로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있음을 깨닫는데 문득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휴게소가 그리워지기도 했다.
또한 한낮인데도 외부의 온도가 점점 내려가는 것을 확인하며 오타와에 가까워짐을 알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 Google map>

늦은 시간 오타와에 도착하여 먼저 예약한 모텔에 짐을 풀고 피곤한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정착하기 위해 가장 급한 집을 알아보기로 했다. 
시내에 숙소를 정한 탓도 있었겠지만 하루 숙박비용이 $100정도 나왔는데 연말에 무작정 찾아간 도시에서 집을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Jay와 Anna는 원베드룸(One bedroom) 아파트를 찾고 있었는데 요리학교 르꼬르동블루 근처인 Sandy Hill이란 동네는 오타와 대학교가 근처에 있어 대부분의 주택과 아파트가 임대로 나와있었다.

샌디힐(Sandy hill) 겨울풍경

처음에는 Kijiji라는 홈페이지를 이용해서 원하는 지역의 집을 알아보았는데 원베드룸의 월세가 대부분 $1,000 안팎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캐나다에서는 www.Kijiji.ca를 활용해서 각종 중고물품을 거래하고, 부동산 정보 및 구인 정보 등을 알 수 있다. 

집세를 조금이라도 아껴보기 위해서 외곽으로 다녀보기도 했지만 Vanier라는 동네의 집을 구경한 후 바로 생각을 접었었다.

오타와의 범죄율은 낮은 편이지만, Vanier 지역의 Montreal Rd. 주변은 소득수준이 낮고 늦은 밤에는 안전하지 않아 이곳 주민들조차 별로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곳이다.

원하는 집을 찾지 못하고 결국 연말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더는 지체할 수 없었기에 조금은 규모가 있는 아파트의 광고를 보고 집을 보고 싶다는 약속을 잡은 후 깨끗한 내부에 맘이 들어 첫 번째 보금자리로 결정했었다.


그런데 캐나다에서 집을 얻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었는데 바로 소득증명(Proof of income)이었다.
개인이 세를 놓는 경우엔 생략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특히 부동산 관리 회사와 계약하는 경우라면 소득증명을 제출해야 하는데 막 오타와에 도착한 Jay와 Anna 에겐 넘지 못할 큰 산처럼 느껴졌다.
통장에 잔고가 많이 있어도 아파트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는데 결국 Anna의 조건을 부동산 회사 측에서 받아들였다.

잠깐, 아파트 매매계약이 아니라 월세 계약인데 정말 XXX 힘드네!

제시한 조건은 다름 아닌 6개월치 월세를 한 번에 내는 조건이었는데, 집주인(회사) 측에서는 월세를 내지 못하는 세입자를 쉽게 내보낼 수 없기에 까다롭게 확인한다.
다행스럽게 제시한 조건을 만족하여 연말이 되기 전에 입주하여 그날부터 새로운 보급자리에서 새 출발을 할 수 있었다.
다음은 캐나다 주택 임대에 관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것들이다.

-캐나다에서 주택 임대는 "월세 "만이 존재하는데 보통 매월 1일을 기준으로 임대계약을 한다. 
-입주시 첫 달과 마지막 달의 2달치 월세를 내는데 계약이 종료되어 나가게 될 경우 마지막 달 월세는 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1년 계약이 기본이며 별도의 통보를 하지 않으면 계약 만료 시점부터 매월 1개월씩 계약이 갱신된다.
-이사 나가기 2달 전 퇴거 통보를 해야 원하는 시점에 계약이 종료되며, 그때부터 집 주인은 기존 세입자에게 연락 후 새로운 세입자에게 집을 보여 줄 수 있다.
-배칠러(Bachelor)는 원룸과 동일하며, 룸렌트(Room rent)의 경우엔 주방과 화장실을 다른 세입자와 공유하게 된다.
-아파트의 경우 보통 전기세(Hydro)를 별도로 내야하고, 룸렌트의 경우엔 대부분 공과금이 포함이고 무선 인터넷까지 제공되는 곳이 있다.(학생의 경우 룸렌트가 유리함)

새롭게 보금자리를 찾은 후 부랴부랴 Ikea에서 가구를 사서 조립하고, 가까운 한국 식품점을 찾아 간만에 그리움을 풀 수 있었다. 

다시금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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