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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Jun 18. 2018

짜글짜글 애호박탕

-부드럽게 고소하게

장애인과 요리치료를 시작한지 12년.

그 때의 그 친구들이 성인 되었다.

내 몸무게보다 두배로 불어난 체중으로 힘을 쓰는 날이면

흐르는 세월속에 내가 얼마나 작아졌는지 깨닫는다.


이제는 성인으로서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부모님의 요구에 따라, 그리고 성인 학습자로서 평생동안

살아갈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가는 작업이 벌써 4년째이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며, 지루하지 않고 싫증나지 않는 일.

그리고 살아가는 데 반드시,  꼭 해야먄 하는 일이

바로 먹고 사는 일임을 알았다. 이 먹고 살아가는 일이

우리 모두의 숙제가 될 줄 .... 예전엔 왜 몰랐을까 싶다.


나는 12년 동안 여름 휴가를 가본 적  없다. 아이들의 방학은

요리치료의 시작이었고, 아이들의 개학은 또

다른 일의 시작이었기 때문이다. 올 여름방학에 진행 될

요리치료를  또 준비하고 있다. 매년마다 이번이 끝이다 하고

부르짖었던 게 여름방학만 되면 공수표가 되어 나는 또 거기에서

아이들과 마주하고 있었다.


열심히 계획 중이다. 그리고 연습 중이다. 간단한 재료로

우리 친구들이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찾고,  만들고, 적고 ....그들의

특성을 하나 하나 떠 올리며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 될지 빼곡하게 나열해 본다.


연구소 가까이 망원시장에서 3개 이천원에 사 온 애호박.

그래.. 오늘은 짜글짜글 지져내는 애호박탕이다.

부드럽게 그리고 고소하고




애호박탕

- 짜글짜글 고소하게 부드럽게


준비재료

애호박 3개, 다시마 한조각, 새우젓  1작은술, 물 1컵

* 재료는 무진장 간단하다.


*활동순서와 활동방법

-호박의 비닐껍질을 벗기는 일에서

-딱딱한 꼭지를 제거하고

-흐르는 물에 씻는다.

- 도마 위에서 호박을 반으로 자르고

다시 속이 보이도록 반으로 자른다.

호박의 길이대로 반 자르기는 위험한 작업이었다.

호박을 세등분으로 나누어 세로로 자르기를 한다.

껍질의 초록 빛이 보이도록 올리고 자른다.

도마위에 하얀 속살이 보이도록 올리면 흔들린다.

주방칼이 위험하다면 플라스틱 빵칼을 사용한다.

호박의 부드러움 때문에 써는데 무리가 없다.

- 크게 반달모양으로 썬다.

모양과 크기가 일정하지 않더라도 혼자서 활동 할 수 있도록 기다린다.

모양과 크기가 일정하게 하려면

가운데 반 썰고 또 반썰고...한개가 두개되고, 두개가 네개가 되고

네개가 여덟개가 되는 ...배수를 알려 주면서 한다.


- 호박은 냄비에 담는다.

- 다시마를 한조각 넣고

- 물을 한 컵 넣고

- 새우젓을 작은 한 숟가락을 넣는다.

- 불을 켠다.

오마이 갓, 새우젓, 새우젓 !!!!! ...이것은

큰 밥숟가락으로 넣었다.

우리는 짜디 짠 호박 볶음을 먹지 않기 위해

다른 조치가 필요했다. 체반에 호박을 받쳐 물기를 걸러내고

다시 팬에 맑은물을 넣고 끓이다가 호박을 넣었다.



응급조치 하느라 결과물 사진을 빠뜨렸다.  실전에

나서기 전에 다시 한번 해 봐야겠다. 그런데

우리 친구들은 식용유 넣고 달달 볶은 호박을 좋아할까?

부드럽고 고소하게 지져 낸 호박을 좋아할까?


호박을 좋아는 할까 ?





요리치료는

신나고 신기하고신선한 요리활동으로

대상자에 적합한

방법을 알고 방향을 제시하고

방식을 만들어 가는 일을 합니다.


2018.06.18. 권명숙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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