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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Aug 18. 2016

우리아이를 이해해 주세요

- 세상이라는 놀이터에서 탐색하기

열세번째.  널려 있는 곳이 다 학습장이라.


두 아이를

앞 세우고 갈수 있는 곳은

도청안의 잔디밭이였다. 


차들도 별로 없었고 위험한 곳도 없는

그곳이야말로

우리 세식구에게는 더없는 놀이터다

 

'잔디밭에 들어 가지 말라'

는 팻말을 무시하고 

셋은 팬스가 둘러쳐져


튕겨져 도망을 가더라도 울타리를

쉽게 넘어 가지 못하니 안전에는 백점짜리다. 

*소리 질러 아이를 사방에서 불러 보기 , 

*나무 안으며 볼 부비기 

*잔디밭에 뒹굴기 

*맨발로 돌, 잔디밭, 아스팔트 걷기

*꽃잎 따기 

*아이 몰래 숨어 보기 

( 작은 아이는 날 찾아 울지만 큰놈은 없어진지도 모름)

*누워서 하늘 쳐다 보기


몇 시간을 놀다 오는 날이면

몸도 피곤하지만 반응없는 아이에게

더 지치곤 .한다 


아이의 눈을 크게 뜨게 하는 방법의 하나로는

백화점에 데리고 가는거다. 

커다란 유리문, 환하게 진열된 상품들 ,

높은 천정위에 매달린 샹드리에 ,

반듯하게 차려 입고

손님에게 웃으며 인사하는 도우미 언니들,

사람과 비슷하게 옷 입힌 마네킹,

그뿐인가 거 있기만 해도 저절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트.

상자속에 갇혀 있다는 불안감까지 조성하는 엘리베이트.


모든 것이 아이에게는 신기하기만 한 놀이터다.


이런 것들이 자극이 될 거라고 믿었다 .

그중에서

아이를 자극하는 게 있다면

반질 거리는 바닥이다. 

미끄러질듯이 잘 닦여진 바닥엔

흙도 먼지가 없으니

유난히 깔끔을 떠는 아이에겐 더없는 낙원이다 .


바닥에 등을 대고 미끄럼을 타 보기도 하고

배를 문질러 뱅글뱅글 돌기도 한다.

 

이 광경에 점원들이 가만 있겠는가?

“얘 니네 엄마 어디 있니? ”

알아 들을 리가 없다.

 

“이 아이 보호자를 찾습니다”

난 멀찌감치 떨어져

구경꾼마냥 바라 볼뿐이다.

 

억지로 아이를 치켜 세울려고 하고

아이는 맘대로 할려고 하니

급기야 높은 관리자가 나타 났다.


“보호자 ? 보호자분?”


“네 ..”


“영업에 방해가 되니 아이 좀 데려 가십시요?”


“미안합니다 저 ..근데 영업에 방해 라뇨?


이 아이도 고객입니다 당당한..“


“저 죄송하지만 너무 방해가 되서요..”


“아니 장사 한 두 번 하세요 애들이 백화점 오면 떼 쓰기도 일쑤지 

이런 일로 영업 방해라면 애기손님은 오지 말아야 겟네요..“


“.....”


‘미안하지만 다음에 또 올끼다 낸’



마산에서

재래 시장으로는 가장 큰 부림시장이 있다 


창원에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아이 둘이

열을 동반한 경기를 자주해서

산토끼를 삶아 먹이면 좋다는 말에

낯선 시장을 찾아 간적이 있다.

 

그 기억을 더듬어 

00이를 부림 시장에 데리고 갔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시끌벅적하게 사라고 떠들어 대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있고 

바구니나 다라이 가득 담겨진 야채나 과일들,

구루마 끄는 모습 ,

금방 잡아 온 듯한 팔닥이는

생선과 조개 ,


만지고 주물럭거리다 사지 않아도

이상할 것 없는 시장이 백화점과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둘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돌아 다니곤 했다. 

이런 일들이 학습이 되고

가슴에 남아 있을까마는



지금 생각하면


다리가 붓도록

참 부지런히 끌고 다닌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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