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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Dec 11. 2018

훌쩍 10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요즈음 주기가 짧아져서 

적어도 두 번은 바뀌었을지도... 아이들이 사춘기를 지나 

청년이 되었다.

 

'요리치료 선생님 안녕하세요 . 방학에 요리치료하러 올래요 


맛있는거 해주세요.'


'안녕 00아, 방학했니? 요리치료 선생님인 가억해 줘서 고마워(눈물, 감동;;;) 


그런데 요리치료는 00이가 해서 먹어야 되는데 ..알~~~~~~~~~지.'


'아 ! 네, 맛있는거 해서 먹을거에요, 드릴게요.'


학부모님과 미팅이 있었다. 오늘 방학식을 한 00이가 엄마와 함께 왔다. 

만나는 순간 우리를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한다(흐뭇흐뭇).

그리고 지난 해를 기억하고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듣고 있자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여름방학이면 3주, 15일동안 아이들과 9년동안 요리치료를 진행해 왔다.

올해로 10년, 그때의 아이들은 성인 되었고 나보다 더 큰 어른이 되어버렸다.

해마다  마무리 시점에서 내년에는 하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여름 방학이 

다가올때면 보고 싶어지는 우리 아이들, 2018년의 여름을 장식할 

프로그램 사전 미팅은  작년보다는 쾌적한 공간에서 

진행 할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선생님에게도 다행스러웠다.


10년동안 아이들의 변화는 어른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이다. 신체적으로는 

몸집도 커졌고 키도, 몸무게도... 음 ~~~그래서 힘이 많이 세졌다. 


힘겨루기를 하면 안된다. 마주보고 서서 씩 ~~~  웃으면서 나를 

밀어 부친다. 먹성이 좋아졌다. 입맛에 맞으면 두 그릇, 세 그릇도 비워낸다.

더 먹기 전에 딜을 한다. 그리고 양을 딱 ! 먹을만큼, 먹일 만큼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론 편식을 하는 친구는 어쩔 수가 없다. 일년에 한번의 

만남에서 편식까지 수정하려고 하면 서로 맘이 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다 잘 먹어준다. 집에서, 엄마에게서, 학교에서 

부리던 투정은 하지 않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참 이상치!)


두 시간 120분의 활동이 지겨울 만도 한데 아이들은 꿋꿋하게 앉아서 

다듬고 씻고, 자르고 썰고 , 다지고 섞고 볶고 끓인다. 같은 재료 다양한

방법으로 식재료의 변화를 아는 듯  수행하는 모습은 10년동안 

지켜 본 사람만 느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과물에 대한 기대, 호기심은 

아이들을 성장하게 하는 기반이 됨을 현장에서 알게 되었다.


긍정적 강화물의 위대한 힘이랄까..  먹기 위해서는 직접 만들어야 하고 

공동으로 작업해야 하는 질서와 규칙을 몸으로 익힌다. 서로를 배려하고 

기다림이 무엇인지 알게 하는 요리치료 프로그램의 진행방법은 

 친구들과의 끈끈한 무엇(?), 또 다른 무엇이 있는 것은 아닐까 .....???




 

아이들을 만난지 10년차. 나를 있게 해준 우리 아이들 앞에서 

첫마음 첫 뜻을 저버리지 않게 해 주시고 순한 바람으로 머물러 

그들을 저버리지 않도록. 들판에 피어 난 잡초일지라도 

믿음을 지키는 자 되기를  다짐하면서 올해도 별 탈없이 진행하고 

마무리 잘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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