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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부침개,
비오는 날 생각난다

비오는 날이면

왜 고소한 부침개 생각이 나는 것일까요?

신 김치를 쏭쏭 썰어서

걸쭉하게 밀가루를 풀고

손으로 휘휘 저어

뻘개진 국물이 잔득 묻은 손을

입에 쓰윽~

간을 보시던 어머니.

지글지글

기름을 부어

짜르르 ~ 소리가 온 몸의 감각을

자극하던 그 맛.

샛문에 머리만 빼곰히 내밀고

기다리던 어린시절이

팬 위로 그리움이 얹어진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면

고소함을 찾아

냉장고 구석에 쉬고 있는

김치통에게 친한 척을 한다.

오랫동안 꽁꽁 잊고 있었던

오징어에게

친구하자고 불러낸다.


내 손으로 만드는 김치오징어부침개.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그리워지는 어머니의 손맛을

우리 아이들에게 고소하게 전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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