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예방 정서지원
20190501
since2007한국요리치료연구소by권명숙
1. 나만 알리면 되는 시간?
오랫동안 알고 지낸 어르신들 속으로 나의 자리를 파고 들어 가는 첫만남!
****의 지원을 받아 **기관에서 어르신치매예방 요리치료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블로그와 카페에 올린 ‘어르신 기억회상 요리치료 프로그램’ 제안서를 보고 담당자가 프로포잘을 해도 되겠냐고 연락을 해서 허락을 하였는데 다행히 채택되어서 어르신이 참여하게 되었다, 그 첫 회기가 시작되었다. 이 기관은 7-8년 전에 요리치료를 진행했던 기관이다. 그 때는 석사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다시 또 그 자리에 서게 되었다 내가 제안한 프로그램으로 더 성장하고 발전한 모습으로 말이다.
프로그램 시작 30분 전에 도착했는데 벌써 10여명의 어르신이 기다리신다, 아마도 점심식사를 기관에서 하시고 바로 프로그램실로 올라 오신 것 같다 그 분들중에는 신청자가 아닌데 앉아 계신다고 쫒겨(?) 나가기도 한다 안쓰러운 마음에 결석생이 있을 수 있으니 그냥하셔도 된다고 했더니 담당자가 그러면 규칙에 어긋나서 자꾸 그런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하긴 그 말씀에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요리치료 프로그램에 참석하신 분 중에 유일하게 할아버지가 계셨다. 지난 시간동안 더 연로해지셨는데 저를 알아 봐 주셨다. ‘권선생! 우리 안동권씨 권선생 내가 알지~~~’ 하시면서 반겨주셨다. 몇 년만에 기관을 다시 가면서 속으로 생각을 했다. 그 때 그 시절의 어르신들이 계실까, 살아 계실까 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졸이며 갔는데 딱 한 분이 오셨다 예전에 ‘권선생 나랑 와인한 하실라우’ 하셨던 전직 교장선생님이시다.
두 시간동안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 이야기 속에는 웃음도 씁쓸함도 안타까움이 담겨 있었다.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서 좋았다고. 처음 만들어 보는 샌드위치와 처음 먹어보는 치즈에 더 신기해 하시고 고마워 하신다. 거기에 노래와 춤을 곁들여 웃음이 강의실 문밖을 떠들썩하게 흘러 나갔고 급기야 관장님께서 즐거우시냐고 방문해주셨다.
아흔을 넘기신 어르신은 치즈의 비닐을 어떻게 벗겨 내는지도 모르셨다. 더구나 처음 먹어보는 것이라고 하신다. 요렇게 생긴 샌드위치는 어떻게 내가 만들어 보겠냐고, 감자나 고구마나 삶아 으깨서 발라 먹는 거지 하시며 한 과정씩 이루어질 때 마다 ‘오마나 오마나’ 감탄을 하신다. 여기 참석하신 집단에서 그나마 영한 70대 어르신은 무조건 다 해 보았다고 하시면 급한 성격에 강사보다 더 빨리 만들었다 그런데 결과물은 다른 대상자와 달라서 ‘이제부터는 강사님 시키는대로 해야겠어’ 라고 하신다. ‘그러니까 선생님으로 왔죠 하면서 잘난체(?)를 살짝 했다.
우리에게는 남녀노소, 누구나 지켜야하는 규칙이 있다.
어르신들도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식재료를 나눔에 있어서도 세 파트로 나누어주면 당신의 차례가 올때가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 중에서는 일등으로 해야만 하는 분이 꼭 계신다. 짜증을 내면서 먼저 달라고 종용하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는 첫 회기이므로 먼저 나누어 드리거나, 처음으로 하게 해 드린다, 강사는 다른 분들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분에게는 다음에는 마지막에 해야 한다는 규칙을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씀을 꼭 드린다.
어르신들도 재료에 욕심을 버려야 한다. 500원 동전 크기 만큼이라고 반복해서 설명하고 보여드리지만 소스에 빠진 식빵을 만들어 놓는다. 숟가락으로 칼 끝으로 소스를 긁어 내어도 식빵은 숨이 죽어 눅눅해져서 너덜너덜하게 되어 버린다. 병에 남아 있는 소스를 아이들마냥 입으로 쭉쭉 빨아 드시는 어르신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지마라, 안된다 할 수도 없고 난감해 진다.
어르신들도 처음부터 같이 시작해서 마지막 완성품까지 직접 만들어야 한다. 식재료와 조리도구를 나누고 도마위에서 재료를 썰고 다지고 채썰고 소스를 계량하며 골고루 섞어서 빵 위에 올리는 것까지 직접한다. 사용한 재료와 만드는 순서를 기억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드리고, 또 그 이야기를 듣고 기억하여 다른 대상자가 설명하도록 배려한다. 말이 배려이지 금방 까먹고 순서가 뒤죽이고 박죽이네 하시면서 웃음이 터진다.
어르신들과의 활동에는 우리들만의 깊은 약속이 있다. 매주 우리가 만드는 결과물은 반드시 어르신이 드시는 것으로 손가락을 건다. 약속이다. ‘아끼시다가 똥됩니다’ 라고 이야기하지만 다음주에 가면 그 중에 분명 상해서 버렸다고 하시는 분이 계실 것이다. 완선된 샌드위치를 한 조각씩 드시게 하고 싶었지만 식사 직후라 배가 불러 못먹는다고 하시니 포장을 해서 가지고 가게 했다. 당신이 직접 만든 완성된 샌드위치를 보니 아들생각, 손주생각이 나시는지 주말까지 두면 되느냐고 물어 보신다. 단호하게 안된다고 내일까지 다 드셔야 된다고 했더니 아쉬운 얼굴을 하시며 아까워서 못먹는다고 한다. 마음이 너무 짠하다 제발 아끼다가 버리는 일이 없기를 바래본다,
어르신과의 수업은 강사의 박수와 몸놀림으로 시작한다 나는 크게 박수를 치면서 큰소리로 어머니, 아버지 라는 호칭으로 인사를 전한다. ‘편한 자리에 앉으셨느냐, 짝꿍이 마음에 드시느냐, 식사는 맛있게 많이 드셨는가, 오늘 왜 오셨는지 아시느냐, 강사가 마음에 쏙하고 드실 것이다’ 라고 큰소리 빵빵하게 치면서 똑같은 말을 여러번 반복적으로 설명하고 다시 또 확인하는 일을 입이 마르고 닳도록 한다. 거기에 온 몸으로 덩실덩실 춤사위까지 곁들이면서 말이다. 어르신들의 실수에도 큰 몸놀림으로 실수를 웃음으로 승화할 수 있는 스킬을 발휘해야 하고 짜증과 신경질, 즉 까탈스러운 어르신에게는 애교를 섞어가면서 재롱(?)을 떨어야 한다. 아낌없는 방법의 기술을 연구해야 하는 일(?)이 바로 어르신들과의 관계이다.
무엇이든지 넘치는 것은 골고루 나누어야 한다. 모자라는 것은 양해를 구해야 하고 이해를 시킨 후 나누어야 한다. 그리고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 회기에는 골고루 기회를 주고 분배를 하는 것도 기억해야 하는 부분이다. 두 시간의 활동은 땀으로 목욕을 할 정도로 열정을 쏟는다. 종이타월을 떼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내는데 할아버지께서 또 칭찬을 해 주신다. 지난번에도 저렇게 열심히 했다고. 관장님이 입장하시니 더 칭찬을 해 주신다 우리 늙은이들 마음을 어찌나 잘 헤아려주는지, 우리를 즐겁게 해주고 새로운 것도 다 가르쳐주고 준비성도 얼마나 좋은지 부족한게 없다고 칭찬 많이 해야 된다고 하신다.
어르신들과의 마지막 약속은 결석은 절대 안된다고 강조한다. 매주 새로운 식재료오 만들것이니 빠지면 손해입니다 소식 들으시면 배가 아파지실 것이니 꼭 출석하시라고 새끼 손가락을 건다. 담당자는 세 번 결석 시에는 다른 대상자로 대체할 것이라고 대기자가 엄청나다고 한다.이 프로그램에 희망자가 제일 많아서 제한하는데 엄격했다고 강조하면서 결석하지 말 것을 그런데 어르신들도 결석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깜박잊어버리는 것이니 서로서로 챙겨주시고 동무해서 오시라고 말씀드렸다.
나는 생각한다, 70대 ~ 90대의 어르신들, 독거노인들이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식재료로 지난날을 회상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그리고 지금 이 시간을 행복하고 즐겁게 그려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서로서로 챙겨 친구따라 요리치료 오세요 ~~
since2007한국요리치료연구소by권명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