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정서지원]어르신 기억회상 요리치료 프로그램 후기2

- 치매예방 정서지원 요리치료

20190508


어르신 기억회상 요리치료 프로그램 후기 2 : 치매예방 정서지원


#since2007한국요리치료연구소by권명숙





#자리다툼

두 번째 시간이다. 언제나 그러하듯 30분 전에 도착하였다. 보따리 두 개를 들고 프로그램실로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심장이 덜컹 내려 앉았다. 어르신 두 분이 다투고 계셨다. 사연은 이러했다. 지난 번에 앉았던 자리에 앉아야 된다는 것이 다툼의 원인이었다. ‘나는 앞에 앉고 싶어서 얼렁 밥먹고 일찍와서 강사님 앞자리에 앉았는데 자꾸 지난번 앉았던 자리로 가라잖여 왜 그래야 되는지 강사님이 내이야기 들어 봐요.’



이 어르신의 말씀도 맞다. 니자리 내자리를 정해 놓은 것도 아니다. 지난 회기에 뒷자리에 앉으니 불편했다고 하셨다. 불편한 게 아니라 불안하셨던 건 아닌가 싶다. 조리도구도 앞에서부터 나누어주고, 식재료도 앞에서부터 나누어주고, 강사님 소리도 귀가 어두어 잘 안들리고 나머지 찌꺼래기만 남겨져 오는 것 같아서 다음엔 일찍 와서 앞자리에 앉아야겠다고 생각하셨다고 나의 두 손을 꼬옥 잡고 속삭이며 말씀을 하신다.



나는 공평하게 한다고 했는데 ‘이런 마음이셨구나’ 싶어 깊은 반성을 한다. 나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한번 돌렸으면 다음에는 왼쪽부터, 그 다음에는 뒤쪽부터 시작한다고 했는데 말이다. 어르신은 뭐든지 ‘강사님이 나누어 주면 좋겠다’고 하신 이유도 공평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았다.



#자식먼저

내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자식이랑 손주 입에 들어 가는 게 더 좋아! 내가 만든거라고 자랑하면서 먹였지. 애들이 너무 좋아해! 진짜 이 할망구가 만들었냐고 물어 보면서 어찌나 좋아하는지 좋아해 애들이.


그래서 어머니는 한 개도 못 드셨다는 거잔아요? 아니 안 드신거네요 자식들 먹일려고. 제가 그러실 줄 알고 한 개씩 드시고 가시라니까 배 부르다고 하시면서 봉다리 봉다리 싸 가시더니 기어코 안드셨다는 말씀이시잔애.


아이고 강사님~ 그게 좋아, 부모는 그래. 내가 먹는 것보다 아그들의 먹는 모습이 더 좋아. 그게 부모맴이여!


어르신~ 저희 자식들은요 어르신이 맛있는 거 있으면 이제는 자식 주려고 남기지 마시고 다 챙겨드시고 건강하셔서 애들아 나 어디 아프다 는 말씀 자주 안하시는게 좋은 거에요 어르신들이 건강하셔야 자녀들이 건강하게 사는거에요. 이제부터는 남겨서 누구 줄란다 하시는 분은 퇴장(?), 예쁘게 집으로 보내 드릴거에요. 제발 맛난 거는 먼저드세요.



#욕심이란

연두부처럼 물컹한 니코타 치즈는 가장자리는 작고 가늘며 가운데는 크고 두껍게 잘려져 있다. 어르신이 서로 가운데 치즈를 달라고 하시는 이유이다. 말씀보다는 행동으로 당신의 접시를 저 멀리 치우면서 옆지기 접시를 먼저 내밀며 여기 먼저 줘도 괜찮아, 아유 형님 아우님 먼저 받아 나 나중에 받을께. 이 상황은 미리 커팅된 치즈의 앞부분(얇고 작고 얇은)부터 나눠 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순서를 양보하는 것이다. 급기야 나는 중간에 큰 거 갖고 싶은데 큰 거 주면 좋겠다 강사님아 ~!


그 눔의 욕심이란 것은 남녀노소를 막론한다. 혼자 생활하시는 분(독거노인)이라서 혹은 연세가 드시면 식탐은 많아진다는 게 사실일까 하는 의문은 현장에서 해답을 찾기도 한다. 특히 먹을거리라서 더 욕심을 내는 듯하다. 인간이 하는 일이라 제 아무리 공평하게 나눔을 한다고 해도 미세한 정말 소량에도 누가 더 많다느니, 나는 적다느니 하시면서 그릇을 앞으로 내민다 더 달라고.


참으로 이상한 일은 같은 양을 나누어도 그릇(케이스상자)에 담아보면 수북하게 올라와 있는 것과 푹 꺼져 있는 것이 극과 극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왜일까? 살펴보니 식재료를 어떻게 썰어서(잘라서) 담느냐의 문제였다. 자잘하게 잘라서 담아놓은 식재료는 당연히 양이 적어 보인다. 그러니 당신은 재료를 적게 받았다고 불만의 고운소리(?)를 하신다.



#따로국밥

강사의 말과 어르신의 행동은 언제나 따로국밥이다.


파프리카는 세모모양으로, 부루콜리는 송이만 따로 자르세요. 키위와 달걀은 깝질을 벗기고 네쪽으로 자르고, 방욽마토는 꼭지만 떼고 자르지 마세요 라고 시범을 보여 드리고 설명을 반복한다.


파프리카는 채썰기를, 부루몰로리는 쫑쫑 다지기를, 키위와 달걀은 납작썰기를 하다가 으깨져 있다. 방울토마토는 반으로 잘라서 즙이 흥건하게 베여나오는 현실이 눈 앞에 나타났다.


8~90대 어르신은 강사의 설명과 지시에 다라 잘 수행햐 주신다. 문제는 6~70대 young한 어르신과 할아버지께서 말씀은 잘 알았다고 하시면서 활동을 따로 하시는 것이다. 그래요 네네, 응 알았어요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다음 회기에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긴 속이 상하시면서도 내가 먹을 건데 괜찮아요 하시는데 진짜 짜안~~하다. 활동 상황이 따로 국밥도 맛나지만 한데 잘 어우려지는 비빕밥도 좋을 듯한데 말이다.



#자리배정

‘다음에도 내는 일찍 와서 앞자리에 앉을거요. 자꾸 말하지 마쇼.’

‘처음에 앉았던 자리에 앉으면 되지. 그 자리에 앉아요.’

‘강사님아 나는 귀가 잘 안들려서 앞에 앉고 싶어요.’

어르신에게는 내가 골고루 돌아 다니면서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은 했지만, 다시 자리다툼이 일어 날 것만 같은

이 불안한 마음은 그러한 상황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고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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