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 속에 내리는 비
시원하다는 느낌보다는
습기로 인해 온 몸이 무겁다.
긴 비 끝에 반짝 이는 햇살 .
강하게 내리는 햇빛을 받으며
길을 나선다.
아파트 화단이 그러하듯
온갖 잡초가 듬성 듬성
파릇하거나 시들거나
끝내 말라서 꼬꾸라져 있다.
발길을 멈추고
핸폰의 카메라를 켜게 만든 이것
흙인지 나무 껍질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삭막한 곳에 그럼에도 생명이라고
아픈 색깔로 피어 났다.
귀엽다 못해 안쓰럽다
작은 소리로 찰칵거리는 모습에
하찮게 핀 버섯 몇 송이가
가던 길을 멈추게하고
이야기를 나누게 한다.
일을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
다시 버섯돌이를 찾아 보았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여러번 반복했는데
끝내 찾지 못했다. 내가
꿈에서 버섯을 본건가?
20190816권명숙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