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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Oct 11. 2019

단골의 특혜

단골의 특혜



혼자서,또는 지인들과 

자주 가는 전통찻집이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이지만 

그럼에도 찻집에서 마시는 대추차는 

나의 건강을 지켜 줄것이라는 

믿음때문에 


바람이 몹시 불거나 

비가 아련히 내리거나 

서러운 눈이 소복 내릴때면 

혼자서 또는 지인들과 가는 

동네 전통찻집이다. 


어제도 여느날과 다름없이 

추어탕과 간장게장으로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마치고 

커피냐 

대추차냐를 

두고 머리를 모으다가 


몸이 춥고 으슬하니 

대추차로 정했다.



그 찻집에서 우리는 

사장님의 숨은 실력을 알았다.

10년 넘게 다닌 찻집임에도 

그녀의 재능을 몰랐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머리가 아파서 

온몸이 으슬거려서

손마디가 아파서 

다양한 증세를 우연찮게 호소하면서 

사장님의 손길을 접하게 되었다.


사장님이 마지막으로 나에게 

손길을 주시면서

이렇게 해서 어떻게 걸어다니냐고 

기가 하나도 없다고.


우리는 똑같은 위치에 

똑같은 기법으로 

침을 붙였다. 

머리 아픈것이 싹

으슬거리는 것이 훈훈함으로 

손가락 저림이 훌훌.


아마도 마음의 병이 

누군가의 지극한 손길로 

따스해졌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는 삼일에 한 번 씩 

찾아오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단골손님의 특혜를 

만끽하고 나오는 밤거리는 

달빛과 별빛과 그리고 

가을이 발 앞에 떨어지고 있었다.


2019.10.10. 지인들과 일산수연제전통찻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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