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그리운 당신
가을이 되니 또 다시 울컥해졌습니다.
내가 살아 온 날들이
아득해지는 것 같아 또르르 눈물이 올라옵니다
푸름을 자랑하던 이파리는
오색찬란한 하늘빛에 자리를 내어 주고
한 잎 두 잎 빨강 노랑 단풍으로
나의 슬픔이 더 깊게 자리를 잡습니다.
막막했던 가을빛에 마음을 두지 않았는데
어느새 먹먹해지는 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의 뜨거운 빛에 그리움이란 넋을 새겨 두고
아련해 오는 슬픔보다 더 절절한 서러움에
뚝 하고 떨어지는 눈물을 훔쳐내고야 말았습니다.
다시 나를 찾을 수 있을까요
뜨거움과 서러운 계절의 문턱에 서서
걸어 온 길로 되돌아 갈 수 있을까요.
서러움의 계절이 오면
모질지 못한 이 마음도
훌훌 털어내고 다시 걸어 갈 수 있을까요
지나 온 뜨거움의 계절에서
열심히 살아 온 것은 헛된 것이 아니겠지요
고운 내 모습이 잊혀질까 봐
내가 먼저 서러움의 계절 앞에 서서
눈물로 맞이해 봅니다. 그리고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그리운 당신, 끝없이 기다립니다.
권명숙글 2019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