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 상, 삼각김밥만들기
두 주만에 뵙는데 잊지 않으시고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주 우리 못뵈었는데 잘 지내셨어요?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 졌어요 감기 조심하십시요.우리의 첫 인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지난 주가 개천절인 관계로 쉬었다. 그래서 두 주 만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있어 혹시나 깜박 잊고 참석하지 않으실까봐 조금 걱정이 되었다. 하긴, 기관 담당자님이 일일히 연락을 하시는 것 같기도 하다.
지난 번 참여자들의 욕구 조사를 해 본 결과, 김밥, 스파게티, 쫄면, 삼겹살 등등 하고 싶고 드시고 싶은 요리가 많음을 알았다. 그래서 이번주 활동을 살짝 바꾸어 준비를 했다. 김밥을 하기에는 준비해야 할 속 재료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삼각김밥으로 정했는데 그 전날 집에서 삼각김밥을 미리 만들어 보았다. 먼저 삼각김밥은 참치치즈김밥과 김치김밥으로 정했다. 그 다음으로 삼각김밥 한개의 밥양을 정했고 소스로 들어가는 참치와 김치의 양을 체크해 보니시중에 판매되는 삼각김밥의 무게는 평균 105g 에서 115g 이었고 소스의 양은 아주 적었다.
전기 밥솥에 조금 되직하게 밥을 지었다. 소스가 들어가면 아무래도 수분 때문에 밥알이 흐트러 질것을 염려하여 밥을 질게 하였다. 찹쌀도 살짝 섞었다. 집에서 만들어 본 삼각김밥의 밥양은 130g 으로 소스의 양은 40g에서 50g이 사용디었다. 삼각김밥용 김에 감싸니 빵빵하게 여며졌으며 초보자가 하기에는 조금 벅차기도 하겠다고 생각했다.
잊지 않고 참석해 주심에 대해 다시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참여자들의 말씀에 따라 김밥은 제가 준비해야 될 게 많아 못하고 대신 삼각김밥으로 준비했다고 말씀을 드렸다. 삼각김밥 만들기가 이제까지 했던 활동 중에서 최고의 난이도이므로 저를 잘 보고 따라 하셔야 한다고 했더니 모두 괜찮다고 잘 할 수 있다고 큰소리(?) 치셨다.
많은 참여자들이 삼각김밥틀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일회용비닐 팩으로 삼각김밥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드렸다.
나눠 드린 밥에 소금, 참기름, 통깨를 작은 한 숟가락을 넣고 숟가락을 세워서 골고루 섞는 활동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참기름을 너무 많이 넣으면 밥알이 하나씩 떨어져 뭉침이 되지 않으니 참기름은 내가 나누어 담아 드렸고 소금과 통깨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그릇에 담았다. 그리고 숟가락으로 골고루 섞는 일은 밥을 짓이겨 떡이 될 정도로 섞고 있었다. 분명 숟가락을 세워서 칼질하듯이 하라고 시범을 보여 드리고 한분 한분 가르쳐 드렸건만 마음이 급해서 빨리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제일 먼저 참치 김밥을 만들기로 했다. 밥을 이 등분하여 비닐에 한 덩어리를 담도록 하였다. 밥을 비닐에 담아 납작하게 펼쳐서 밥가운데 치즈를 얹고 치즈 위에 마요네즈에 버무린 참치를 올려 납작하게 펼쳐진 밥을 오므려 치즈와 참치가 보이지 않도록 동그랗게 주먹밥을 만들었다. 그리고 비닐의 모서리를 이용하여 삼각형이 되도록 밥모양을 만들것을 설명했다.
밥을 납작하게 펼치지 않고 바로 치즈를 덮은 참여자, 치즈와 참치, 밥을 그냥 섞어 비빔으로 만든 참여자, 참치와 치즈를 넣지 않고 삼각형으로 밥을 빚은 참여자, 아예 못하겠다고 그릇을 앞에 두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참여자, 나와 담당자는 참여자들의 사이로 다니면서 한명 씩 설명을 해 주었고 혼자서 해 보도록 격려하고 기다려 주었다.
선생님 여기ㄷ급해요 해주세요. 기다리기 힘들어요. 잘 안되서 못하겠어요. 등등의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 왔다. 짧은 시간에 많은 참여자와의 활동에 대해 이해를 시키고 순서를 기다리는 일도 이제는 조금은 익숙해지는 듯했다. 우여곡적 끝에 참치치즈 삼각김밥이 하나 완성 되었다. 어렵게 완성된 삼각김밥을 그 자리에서 먹어 보면 김치삼각김밥은 조금은 더 잘 만들수 있지 않을까하는 긍정적 강화물로서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니 시식하자고 권유를 했다.
편의점에 파는 것 보다 맛있어요. 하나 만 먹었는데도 배가 불러요. 아주 고소하고 담백하고 맛있어요. 사먹는 것보다 양도 많고 아주 맛이 납니다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참여자들이 손수 만들어서 더 맛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두번째로 김치김밥이다. 나는 집에서 담근 김치를 새콤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무거운 양념을 털어내고 다시 양념을 만들어 무쳤고 팬에 물기가 나오지 않도록 달달 볶아서 가지고 갔다. 김치라서 그런지 약간 매콤했지만 식용유에 볶지 않아서 그런지 내 입에는 느끼하지 않았고 참치치즈 김밥을 먹고 김치를 먹으면 개운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참치로 한 번 만들어 봤으니 김치는 조금 익숙해졌을 것으로 믿었다. 한번 더 내가 만드는 것을 보여 주었고 기억해서 스스로 만들어 보라고 했다. 참치에 비하면 치즈를 넣는 한 과정이 빠지는 것이므로 수월하지 않을까하는 것은 나의 착각이었다.
비닐봉지에 남은 밥을 넣고 밥을 납작하게 펼칠 후 가운데 볶은 김치를 넣어 동그랗게 주먹밥을 만든다. 비닐의 모서리를 이용하여 삼각형 모양을 만들고 삼각김밥용 김 위에 삼각형 모양의 밥을 올린후 비닐 김의 아래부분으로 밥을 덮은 후 양 모서리를 접어 넣어 스티커를 붙이는 일이다. 여기서 나를 부르는 참여자들이 많아졌다. 한 분씩 한분씩 순서대로 거들었고, 설명하고, 때로는 지켜 보는 동안 세 분의 참여자는 김밥용 김의 비닐까지 벗겨 김으로 밥을 감싸고 당황해 하고 계셨다.
아니 왜 이렇게 김 비닐을 다 벗겨 놨데요. 내가 잘못 해서, 이거 어째요?
뭐 어째요 그 위에 다시 입히면 되지요 걱정하지 마셔요 다시 입히면 됩니다. 잘하셨네요 김 두장 드시고 싶으셨군요.
그렇게 우리는 웃어야 할 지, 난감해야 할 지 모를 순간 속에서 활동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참치김밥이 그러하 듯 우리는 또 시식을 했다. 반응이 예상외였다. 몇몇 분을 제외하고는 참치치즈 김밥이 김치보다 더 맛있다고 하였다 왜 그럴까요? 제가 김치에 엄청 신경을 썻는데 말입니다. 참여자들이 말씀하시길 김치는 맨날 먹는 거고 참치 치즈는 우리가 먹기 힘들어서 더 맛나는 거라고 하셨다. 왠지 맘이 짠해졌다. 그 중 몇 분은 집으로 가지고 가겠다고 챙기셨고 우리는 다음 회기를 기약하며 활동 마무리를 하였다. 매 회기마다 마무리로 참여자의 소감, 느낌을 발표하는 일도 이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고 표현력도 풍부해 졌음을 알 수 있었다.
점심 해결 잘 했어요. 목요일마다 여기 오는게 낙이지요. 사먹는 것 보다 훨씬 양도 많고 맛있어요. 매주 이렇게 잘 가르쳐 주시니 행복하답니다. 잊지 않고 오려고 노력합니다. 여기 오면 즐겁습니다. 내가 처음 먹어 보는 것도 있지만 이러게 내손으로 만든다는 게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답니다. 크게 준비하지 않아도 이렇게 잘 만들수 있다는게, 그리고 맛있다는게 신기하지요. 이렇게 만들고 먹고 나가서 친구들한테 자랑하지요. 맨날 목요일이었으면 좋겠지요 우리는.
참여자들은 이러했다. 해보지 않은 일, 경험하지 않은 일에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금방 해 본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단기기억에 대해 더 취약했다. 신체의 움직임 또한 어눌했으며 섬세한 손동작은 매우 힘들어했고 아예 하지 않으려고 하였다. 그것은 우리가 먹어야 하는 결과물인데 혹시나 망쳐서 자신의 몫을 챙기지 못할까 것 같은 소심함도 있었다. 그럼에도 회기가 진행될수록 참여자간의 상호작용은 도움을 주고 받는 일이 많아졌으며 서툴지만 자기표현력이 풍부해졌고 좋고 싫음과 부족함에 대해 서슴없이 말하는 자기결정도 많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2019.10.10. 요리심리 프로그램을 마치고.
한국요리치료연구소 권명숙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