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과 치료지원을 근거로 진행한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요리가 많은 기관과 센터에서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인간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의식주생활, 모두 중요합니다. 특히 장애인에게 중요도에 따라 순위를 매겨 보자면 식, 주, 의생활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정해 봅니다. 또한 장애인에게는 교육과 치료지원이라는 이름하에 많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양하게 제공되는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직접 해 볼 수 있다면 장애인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활동이 됩니다.
그 중에서 식생활을 우선순위로 꼽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식생활이란 무엇 만들 것인가 생각하고 시장을 보는 일부터 시작을 합니다. 준비한 식재료를 손질하고 다듬고 그리고 썰고 자르고 더 나아가 볶고 무치고 끓이는 과정까지 마치면 밥상을 차려야 합니다. 밥상을 차려서 먹었다고 끝이 아닌 것이 개수대에 그릇을 담고, 식탁을 닦아야 하고 설거지를 해야 합니다, 설거지 한 그릇과 조리도구는 물기를 깨끗하게 닦아서 있었던 자리에 정리하는 것까지입니다. 이런 복잡하고 할 일이 많은 식생활을 그것도 하루에 세 번, 간식을 포함한다면 네 번이나 다섯 번 까지 제 손으로 해 내야 되는 것입니다.
장애인을 둔 부모님의 소원은 한결같았습니다. 유아동기에는 친구의 아이와 또래들과 비슷하기만 하면 된다, 아니 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교육을 시키고 치료센터를 다닙니다. 그 조그만 아이가 하루에 두 개, 세 개의 치료지원을 받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사회성 향상을 위해 집단 수업을 듣게 합니다,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엄마는 망설이게 됩니다. 일 년, 아니 이 년을 꾸릴까. 좀 더 가르쳐서 보내면 따라갈까. 특수학급과 특수학교를 두고 고민을 합니다.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을 보내는 게 나을까, 특수학교에 보내는 게 나을까라고 엄청 고민과 갈등을 하게 됩니다, 그런 고민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다른 또래보다 늦지만 곧, 금방, 따라 잡을 것이며 괜찮아질 것이라고 믿고 싶어지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아직도 희망이라는 끈을 잡고 있으므로 교육과 치료지원을 부지런히 합니다. 학교 수업을 마치면 방과 후 수업으로 치료지원 외부강사가 와서 수업을 하기도 합니다. 방과 후 수업을 마치면 엄마 또는 활동지원사 선생님이 아동을 데리고 치료센터, 발달센터, 복지관을 갑니다. 언어치료를 기본으로 인지, 학습, 사회성, 작업, 모래놀이, 놀이, 미술, 요리 등 참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에서 하루에 두 개, 세 개 심지어는 다섯 개까지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유아동을 센터에 두고 부모님 또는 보호자는 사적 업무를 보러 가거나 센터에서 마련 해 둔 대기실에서 책을 보고 있거나 자녀의 수업 광경을 잠깐씩 관찰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치료지원 프로그램은 연령과 장애유형에 따라 선택이 다릅니다. 언어치료를 기본으로 유아동기에는 놀이, 인지, 학습이, 초등 저학년은 인지 학습 위주로 하면서 사회성 향상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장애유형에 따라서는 발달장애인은 인지 학습과 사회성 향상 위주로, 뇌병변 장애인에게는 작업치료가, ADHD에게는 사회성 위주의 치료지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영유아의 발달지체 조기발견 조기치료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자폐 유아에게 ABA 기법이, 초등 고학년 이후부터는 일상생활을 위한 자립과 재활프로그램으로 요리활동이 주양육자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바쁜 우리 친구도 초등 고학년이 되거나 중학생이 되면 주양육자의 고민과 갈등이 조금씩 정리되는 듯 하여 짠한 만음이 듭니다. 사실은 이때부터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야 하는데 말입니다, 더 어릴 때부터 가르치면 좋겠지만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고 희망의 끈을 잡고 있으면서 달려 왔습니다. 지친게지요. 엄마도 아이도 지치고 힘들었다고 감히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는 사이 시간을 또 지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자녀는 엄마보다 키도 크고 몸집도 커졌습니다. 그 때서야 깨닫습니다, 정말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것을 가르치지 않았다는 것을 후회합니다. 엄마나 차려주는 밥상, 엄마가 해주는 설거지, 청소. 엄마가 빨아주는 챙겨주는 옷. 그리고 ... 급기야 내가 없으면 ..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자녀에게 요리를 가르치고 싶다고 합니다. 인터넷에 뒤적이다 보니 저를 알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요리를 가르치고 싶어서 요리학원에 보내 봤더니 선생님이 안 되겠다고 했답니다. 제가 물어 봤습니다. 무엇이 안 된다고 하던가요? 했더니 그 어머니 웃고 맙니다. 저도 알지요 왜 모르겠습니까. 그 학원의 선생님이 안 되겠다고 하는 것에는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특수교육 또는 치료분야를 공부하지 않았으니 우리 친구의 특성을 당연히 모르겠지요. 특성을 모르니 접근하는 방법을 일반인처럼 할 것이고 그러니 당연히 서로 힘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 친구에게만 신경 쓸 수 없으니 수업에도 방해가 되었을 것입니다.
어머니에게 여쭈어 봤습니다. 어떤 것을 도움 받고 싶으십니까? 어머니 말씀하시길 내가 없어도 밥이라도 해먹고 챙겨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참으로 어렵고 힘들다고 하십니다, 이러한 부모님의 바람으로 많은 복지관과 기관에서 요리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복지사가 말씀하시길 요리는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선생님에게 문의 드리는 이유는 기존에 해 왔던 것과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부탁드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많은 기관과 센터에서 요리로 사업비를 받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강사를 모십니다, 요리를 전공하거나, 조리사 또는 민간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이 오셔서 강의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물론 참여자는 장애인, 어르신이 대부분입니다, 장애인은 성인장애인이 많습니다. 성인장애인에게 요리를 하는 이유는 일상생활 자립입니다, 요리를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장애인에게는 조금은 복잡하더라도 본인이 먹고 싶은 음식은 직접 할 수 있게 가르쳤으면 하는 것입니다. 요리에 관심이 없거나, 칼 사용과 불 사용에 어려움을 보이는 장애인에게는 요즈음 시판되고 있는 즉석 조리식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 달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의뢰되는 기관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의 수업으로 길게는 10회기, 짧게는 2 번, 또는 4번의 진행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참여자 인원도 성인발달장애인이 15명이상인 곳도 있으며, 적게는 10명에서 한두 명 플러스, 마이너스가 되는 인원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요리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현실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이 참여자들과 함께 할 전문성을 가진 강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요리, 조리를 전공한 강사도 그 분야에는 전문가입니다. 그러나 성인 발달장애인과의 요리활동은 특수교육이나 치료분야를 공부한 사람이 요리를 매개로 활용할 수 있다면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지만 특수교육, 치료분야를 전공한 사람은 굳이 요리를 하지 않아도 잘 나가는 전문가인데 뭣 하러 요리를 하려고 하겠습니까?
우리가 가정에서 밥을 짓고 반찬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할 일이 많습니다. 이 할 일을 장애인이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강사나 담당자가 미리 해야 될, 마무리해야 될 일이 많습니다. 이러한 번잡스런 일이 기달고 있으니 장애인에게 유익하고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이지만 장애특성과 발달수준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진행 할 수 있는 전문가가 진짜 귀하다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장애인과 요리활동을 하는 강사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과정을 구성하고 계획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요리하는 사람이 와서 장애인에게 음식해서 먹이고 갔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나에게 오는 참여자의 인원이 10명이던, 15명이던, 인원이 많으면 도움 선생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주어진 2시간 동안 무엇을 만드는가는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중요도에서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정했으면 그 과정에서 장애인에게 어떤 내용을 알려 주고 싶은가를 고민합니다. 담당기관이 지향하는 목표도 참고합니다. 10명, 15명의 참여자 개개인의 활동내용은 다 다릅니다, 같은 결과물을 만들되 활동과정에서 활동내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간혹 맛있게 만들어서 먹여 주세요라고 하는 기관도 있습니다.
참여자가 프로그램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가, 들어오기 싫어하는가, 싫어하면 왜 싫어 할까를 관찰합니다. 어떤 과정에서 흥미로워하는가. 만지는 것을 꺼려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많이 먹는, 안 먹는, 뺕어내는, 구역질하는, 남의 것을 빼앗는, 즐거워하는, 혼자서 하려는, 던지는, 버리는, 등등의 행동을 관찰합니다, 이러한 행동을 하는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짧은 시간, 많은 참여자 그리고 다양한 특성과 수준을 지닌 이들과 두 시간의 요리활동은 참으로 등에서 땀나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꼭 이들이 요리를 해야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없으면 우리 아이가 밥은 굶지 않을까요? 직접 해 먹을 수 있었으면 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만들어 놓은 것을 꺼내서 먹을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라는 이 말에 열정을 모아 현장으로 발을 내딛습니다.
이 글은 현장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