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수정 1.
손을 먼저 잡은 후 말이 없어야 하는지,
말이 없이 손을 나중에 잡아야 하는지.
헷갈리는 부분이다.
나는 그 아이의 손을 얌전히 잡았다.그리고
우리의 손은 예쁘게 책상 위에 올려졌고
나는 아이의 눈을, 아니 얼굴을 처다 보았다 그리곤
한참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나는 아이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뿐 만 아니라 행동도 일시정지된 상태였다.
순간. 아이가 당황했다.
☞던지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일 때.
나와 아동은 치료실 입실 후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는 것을 시작으로 타이머가 작동이 되고
수업은 시작된다. 아주 밝은 마음과 얼굴을 마주하고 "차렷 - 인사 안녕하세요." 치료사 혼자서 말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아동의 이름을 크고 또박또박하게 불러주면서 "만나서 반가워요" 말한다.
이 시간에 진행 될 과제를 책상위에 올려 놓는 순간.
휙 ~~~~~~~~~~~~~~~~~ 하고 날리더니 뚝 ! 하고 바닥에 떨어진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당황하기 전에 무슨 상황인지 먼저 파악해야만 했다.
초기 만남에는 당황했고, 3개월이 지나면서 던지는 행위가 이 아이의 특성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거 좋아"
"이거 싫어"
"이게 뭐야?"
"이거는......?
좋아도 던지고, 싫어도 던지고, 빨리 하고 싶어도 던지고, 하기 싫어도 던지고,궁금해서도 던지고, 관심 끌기 위해서도 던진다. 1 단계로 던지기로 요구사항이 이루어지거나, 이루어지지 않거나... 아무튼.
2단계로는 바닥에 드러 눕는다. 바닥에 눕는 행위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루기로 하고 이번에는 던지는 행위에 대해서만 알아보려고 한다. 이 친구와처음 만난 날, 치료실에서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 흘렸는데, 처음부터 냅다 던지기 시작했다. 책상위에 올려진 활동지도 본인 앞으로 끌고가 보는 척하더니 냅다 날려 버린다. 바닥에 포르르 날린 활동지는 찰싹 붙어 조용한 자태로 내려 앉았고 이 친구도 내 얼굴만 보고 있다. 마치 " 뭐해 빨리 주워야지요." 하는 얼굴로 빤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물론 나도 빤히 그 아이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고. 난, 나는 줍지 않았다. 그 대신 다른 활동지를 올려 놓았다. 우리 친구들과의 치료수업에서는 준비재료도 여러장, 많이 준비해야 한다.두번째 활동지도 끌고 가 보더니 내 눈치를 보면서 바닥에 패대기를 친다. 이 아이는 이러한 행위를 반복적으로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 다음에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기다리는 일이다.
말은 하지 않는다. 치료사가 말하지 않고 아이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기다리는 행동은 연습을 많이 해야만 할 수 있다. 대개는 "그러면 안돼, 던지지마, 주워와 바닥에 버린거 주워와 주워 오세요." 하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이 아이가 왜 활동지를 버렸을까. 버리고 나서는 왜 내 얼굴을 쳐다 보고 있을까? 대개는 처음 만난 사이라면 기싸움을 하는 것이다. 이른바 <주도권 쟁탈전>이 시작된 것이다. 아동들은 다양한 치료실에서 다양한 선생님을 만난다. 하루에도 5, 6개의 수업이 이루어지는데 이 아이인들 생각이 없겠는가. 아마도 "주워라, 안된다, 던지지 마라, 그러면 수업 못한다." 등등 온갖 말로 경쟁(?)을 하면서 40분을 보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무조건 던지는 행동이 자극이라면, 무표정하고 어떤 말도 하지 않는 행동이 반응이라고 말한다. 아무런 반응이 없는 나에게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아이의 행동은 의자에서 일어나더니 바닥에 떨어진 활동지를 주워서 책상 위에 올려 놓았다. 책상 위에 올려 놓는 아이의 행동에 대해서도 반응을 하지 않았다. 물론 얼굴이 잔득 화난 사람의 표정을 하고 있으면 안되고, 바닥에 뿌려진 활동지를 줍는 너의 행동이 옳은 행동이야 라는 표정을 지어야 한다.(물론 어렵다)
내가 가진 이론과 경험을 총 동원하여 던지는 행동에 대한 대처 방안을 생각한다.
※치료사는 아동이 던지는 행동이 일어 날때마다 반응하지 않는다.
- 하 지 마, 안돼. 주워 와. 그러지마, 또 던져, 또 던지지 마 대답해 등등
※치료사는 화난 표정, 무서운 표정을 짓지 않는다.
- 아이고 쟤가 왜 저러나 또 시작이네 라는 마음이 든다. 쉽지 않다.
※치료사는 활동지를 여러 장 준비하고 입실한다.
- 즉 대체할 교재가 풍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동이 자신이 한 행동을 되돌려 놓으려고 하는 행위를 하거나,
치료사의 눈치를 보거나, 치료사의 손이나 옷을 잡는 비언어적인 행동이 일어 난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한다.
※치료사는 아동이 기존에 받아왔던 반응과는 다르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어야 한다.
※아동의 행동이 소극적으로 나타난다면, 치료사는 아동의 손을 살며시 잡는다거나, 얼굴을 쳐다 보거나, 치료사가 고개를 좌우로 살살 흔들거나(말은 하지 않지만, 그러면 안돼라는 표현으로 )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서 바라 보는 행동을 취한다.
♥아동의 던지는 행위를 관찰한다. 좋아서 던지는가?, 싫어서 던지는가? 관심을 끌기 위해서 던지는가?를 파악한다. 파악이 되었으면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진짜 좋아서 하는 행동
아동 : 나는 ㅇㅇㅇㅇㅇ 하는 거 좋아해요.
치료사 : 별이가 ㅇㅇㅇㅇㅇ 하는 게 재미있고 좋아하는 구나. 별이가 몇번 하고 싶은지 말해 보세요.
(좋아하면 좋아 한다고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아이의 요구를 먼저 들어 준다)
싫어서 하는 행동 (회피하기)
아동 : 나는 xxxxx 하는 거 싫어요.
치료사 : 별이가 xxxxx는 싫구나. 어떻게 할까?
(아동의 의견을 물어보고 타협점을 찾는다) 이 활동이 꼭 해야 하는 활동이면 점진적으로 늘려 나가야 한다.
긍정이던, 부정이던 관심끌기 행동
긍정적인 행동이라면 칭찬과 격려를, 부정적인 행동이라면 무관심과 무시를.
(참으로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수업을 정리해야 되는 시점에 이르러 아이의 두 손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아이 손 위에 치료사의 손을 살포시 올린다.이름을 부른 뒤 "선생님이 시작해도 되나요?" 라고 묻는다. 이 물음에 아동의 대답(언어적, 비언어적 표현)이 나타나면 시작한다. 만약 나타나지 않으면 또 기다린다. 수업이 시작되면, 물론 조금전에 일어난 행동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이러한 행동수정은 한 두번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기는 어렵다. 그러나 치료사가 아동의 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면만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아동이 그 다음이 행동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려 준다는 의미가 계속된다면 아동의 행동이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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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지적장애 아동. ..5, 6세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되 행동조절이 안 되는 경우이다.
이 글은 치료실에서 이루어진 행동수정을 그대로 쓴 글입니다. 대상에 따라, 환경에 따라, 치료사의 방법, 방향, 방식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