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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국요리치료연구소 Jan 09. 2024

코를 파서 입에 넣어요

행동수정 14

코를 파고 입에 넣는 아이 



코를 파고 입에 넣어요.

T : 앗, 선생님. 아이들이 코를 파요.

나 : ㅎㅎ, 우리도 코 팠잖아요.

T : 그렇죠. 코 파는 건, 그런데 그걸 또 먹어요.

나 : 그래서 코 파는 행동을 보고 어떻게 했어요?

T : 뭘 어떻게 해야 되는데요? "먹지 마. 더러워" 했어요. 그래도 계속 더럽다고 해도 계속해서 정말 안하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나 : 제가 드릴 수 있는 대답은 없어요. 


수업 시간에 친구들이 코를 파고 먹었나 보다. 그것도 요리시간에 말이다. 젊은 선생님이 아이가 코를 파서 먹는 모습에 경기를 일으킬 정도면 심할 정도로 반복이 이루어졌으리라 짐작한다. 요즈음 같이 환절기에는 아이들이 감기를 달고 산다. 날씨 탓도 있지만 아이들의 일정을 보면 수영에 대부분 참여하고 있어 감기를 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감기를 달고 수영장을 다닌다. 아니, 수영장에 다니니 감기가 떨어질 시간이 없다. 우리 친구의 특성상, 병원을 자유롭게 다니면서 흘러내리는 코나, 막힌 코를 뚫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우리 아이들이 병원을 간다는 것은 전쟁을 치르러 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의원에서도 그다지 반기지 않는 환자이기 때문이다. 3월 개학과 함께 아이들도 긴장을 하지만, 이 아이들을 만나는 다양한 분야의 선생님들도 긴장을 한다. 긴장 속에서 학교를 마친 친구가 치료실에 오거나, 다른 기관에서 치료, 교육을 받을 시간에는 긴장이 폭발하거나, 무기력해지기도 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 현장에서 요리를 매개로 요리활동을 하던, 요리치료를 하던, 장애아동을 만나는 선생님이 특수교육이나 치료분야를 공부하지 않았다면 더 당황스런 상황이었으리라 짐작이 된다. 나의 교육일정을 이수한 선생님이라면 강의 중에 다양한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음에도 막상 상황을 접하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다양한 이론이 펼쳐져 있고 수없이 반복과 복습을 했어도 현장의 상황과 연결해서 대처해 나가기란 오랜 시간이 메꾸어준 경험이 없다면 쉽지 않는 일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당황하고 갈등하고 고민스러운 시간을 앞에 모셔 놓은 것처럼 여겨질 거라 짐작한다. 물론 저 또한 그러한 과정을 겪었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요즈음 내가 진행하는 수업 참여자 중에  코를 파고 먹는 친구가 있다. 더러 봐 온 상황이라 당황은 하지 않지만 그 친구를 보면서 해결해 줄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을 수없이 하고 있다. 수영장도 다니고 특수체육도 하고, 아무튼 몸을 움직이는 치료수업에 감기가 들어 콧물이 나와도 결석이란 없는 듯 했다. 이런 상태에서 좀 쉬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우리 친구들의 휴식은 휴식이 아니기에 엄두도 못 낸다. 오히려 수업에 참여하는 게 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의 아이라면 병원 다녀오고 약 먹고, tv를 보면서 집에서 쉼을 가장한 뒹굴 거리는 일상이 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친구들은 병원도 못가요. 약? 약은 먹일 수 있겠다. (약 먹는 친구들이 많으니). tv? 아마 폰으로 게임이나 유투브를 보려고 보호자와 씨름을 할 것이다. 아이가 집에 있다는 것은 보호자의 삶이 환자의 삶보다 더 피곤해지는 날이다.


 맞다, 아이가 코를 파고 입에 넣으면 어찌하면 좋을까 고민을 해 보니, 방법이 없다. 그런데 이 친구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았다. 코를 파면 피가 나고, 또 그 손가락을 입에 넣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이 된다. 이 모습을 보는 이들이 제각각 한마디씩 던질 것이다. " 야, 너 코 파지마, 더러워 먹지 마. 안 아프니, 하지 마라." 등등 온갖 말로 하지 말라, 안 된다는 금지어만 머리 위에서 둥둥 굴러다닐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알기에 나는 될 수 있으면  금지 어를 덜 사용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늘 들어 왔던 말과는 다른 말과는 다르게 표현하고 행동할 것. 코를 파는 행동을 봤으면 입에 넣기 전에 손을 잡고 닦아 준다. 닦아 주면서 (코 파지마, 더러워, 안 돼 하지 마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손 닦자." 만 말한다. 이러한 행동을 계속 반복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코를 파고는 휴지를 달라고 손을 내 민다. 휴지를 주면 혼자서 닦는다. 그 다음 단계를 코를 파는 행동을 보면 치료사는 휴지를 아이 앞에 내밀며 직접 휴지를 가져가 닦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이 익숙해지면, 아이의 손이 코에 들어가는 순간, 치료사는 (아무 말 없이) 고개만 좌우로 살래살래 흔든다.(하지 말라는 말 대신 머리로 표현하는 것이다).처음부터 긍정적으로 이루어지는 행동은 아니다. 치료사의 인내가 아이의 행동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 친구가 나만 만나는 것이 아니기에 시간은 엄청 오래 걸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근차근 한 걸음씩 앞으로 전진 하고 있는 중이다. 그 아이가 만나는 많은 선생님 중에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라본다. 


환절기 등등으로 감기, 코 막힘 현상이 나타남 - 코를 판다 - 입에 넣는다. 옷에 문지른다.(닦은 후 무한 칭찬, 깨끗이 닦았네. 잘했어)

 환절기 등으로 감기, 코 막힘 현상이 나타남 - 코를 판다 - 입에 넣기 전에 손을 닦아 준다. 입에 넣기 전에 휴지를 앞에 둔다. "손 닦자"고 전달한다.

환절기 등으로 감기, 코 막힘 현상이 나타남 - 코를 판다 - 고개를 좌우로 살래살래 흔든다. (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코를 파는 행동 대신 휴지로 코를 푸는 행동을 가르쳤다. 아, 한동안 후회를 했다. (다음 이야기로)


 한 아이의 행동과 감정이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르다. 그들의 행동은 내일 또 다를 것이기에 이들에게 맞는 정답은 없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그 날 그 시간에 만나는 아이의 행동과 표정을 보고 방법을 찾아 방향을 정하고 맞춰 가는 일이 우리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이다. 오늘 내가 만난 친구는 지난 주와는 다르게 맑은 표정을 하고 가벼운 몸놀림으로 40분을 채웠다. 오늘의 표정을 읽어주고 함께 공감해 주는 말, "라라는 오늘 기분이 좋아요. 기분이 좋으면 행복해요."  이 말은 아이가 행복한 게 아니라, 아이가 다양한 행동이 나타나지 않아서 내가 행복한 시간이었다 솔직한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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