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손톱을 뜯어요

행동수정 30

손을 뜯는 아동의 손에 빨간 약을 바르고, 연고를 발라도 소용이 없습니다. 일단 손에 무엇을 바른다는 행위 자체를 용납하지 않으니까요. 어린 아동의 어머니가 아이가 잠들었을 때 봉숭아물을 들여주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는 그 봉숭아물이 빠질 때까지 짜증과 울음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결국 손톱 뜯는 행동이 보일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것뿐입니다. 이를 위해 치료사는 늘 다채로운 수업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손톱을 (입으로) 뜯어요.


어린아이에게 손톱을 뜯지 말라 이르고, 피가 나면 아프다는 사실을 일러주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말이 닿지 않는 마음, 빨갛게 부풀어 오르고 움푹 패인 손가락을 마주할 때 느끼는 감정은 차마 말로 다 할 수 없는 쓰라림이 된다. 내가 마주하는 스무 살 A의 손가락이 그랬다. 손톱을 바짝 깎아도 소용없다. A는 손톱을 넘어 그 주변의 연약한 살갗을 피가 나도록 뜯어냈고, 반복된 상처는 새살 위에 또 다른 흔적을 남겨 손가락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다.


"손톱 뜯으면?" "안. 돼. 요." "손톱에 피 나면?" "아. 파. 요."


A의 기계적인 대답은 마치 녹음기를 틀어놓은 듯했다. 수없이 반복되는 질문과 대답 속에서 그가 '잊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나의 역할이다. 하지만 빨갛게 붓고 너덜해진 손가락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린 것은 어쩔 수 없었다. A뿐만이 아니다. 자폐성 장애를 가진 친구 열 명 중 아홉 명은 이처럼 손과 손가락, 손톱에 상처를 달고 살아간다. 오랜 시간 누적된 상처는 때로는 손가락의 모양을 변형시키고, 짧아 보이는 손가락을 남기기도 한다. 몸에 상처가 나면 통증이 따르는 것이 당연한데, A는 상처 소독이나 연고 바르기, 밴드 붙이기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만약 잠시나마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면 묻고 싶을 정도이다. "그렇게 피가 나도록 파헤치는 상처가 정말 아프지 않느냐고, 왜 이런 행동을 하느냐"고 말이다.


A처럼 유난히 깊은 상처를 달고 사는 이들이 손톱을 뜯고 자해하는 행동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세 가지 원인을 탐색해보며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보려 한다.

첫 번째는 감각 자극을 얻기 위한 행동이다. 발달장애(자폐 스펙트럼)가 있는 경우, 무의식적으로 부족한 감각을 채우기 위해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기에 "하지 마", "아프다", "안 된다"는 말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마치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 물을 마시듯, 이들에게는 특정한 감각적 충족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행동이 시작될 때 관심을 다른 행동으로 돌리거나, 적절한 감각 자극을 제공하여 행동을 전환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감각 추구는 장애인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나타나지만,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를 끼칠 정도라면 '문제 행동'으로 정의된다. A의 손톱 뜯는 행동은 스스로에게 해를 가하는 수준이기에, 비슷한 기능의 다른 행동으로 전환시키는 노력이 필요랬다. 그러나 A는 이미 성인(20세)이기에 이 행동이 습관처럼 굳어져 버렸다. 행동을 멈추거나 제거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에, 대신 그 행동을 유발하는 상황이나 환경을 바꾸는 데 집중해야 한다. 두 번째는 불안한 상황이나 환경에 대한 반응입니다. 수업 과제가 많거나,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없을 때, 낯선 사람이나 환경을 만났을 때, 그리고 강박이나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A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어렵기에, 무엇이 정확한 원인인지는 보호자, 교사, 치료사의 세심한 관찰을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다. 가정에서는 보호자가, 학교에서는 교사가, 그리고 치료기관에서는 치료사가 A가 손가락을 뜯는 특정 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고 분석해야 한다. 세 번째는 어쩌면 가장 슬픈 이유일 수 있는데, 바로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이다. 아이가 손톱을 뜯어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면, 부모나 교사는 대개 "너 하지 말랬지? 아프지? 왜 자꾸 뜯어서 피를 보냐? 하지 마! 하지 말랬어!" 하고 큰소리로 걱정하고 꾸중한다. 이 걱정과 꾸중 속에는 대부분 부정적인 표현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잔소리와 꾸중이 아이에게는 '관심'으로 인지되기도 한다. '내가 이런 행동을 하면 엄마가, 선생님이 나만 바라보고 관심을 가져주는구나' 하고 말이죠. 이럴 때는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아이가 손톱을 뜯으려 할 때, 두 손을 책상 위에 올리게 하고 그 위에 치료사의 손을 살포시 얹어 놓은 채 고개만 좌우로 흔들어 준다. '손톱 뜯는 행동은 안 된다'는 비언어적 표현은 "안 돼, 하지 마라"는 부정적인 언어보다 때로는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A와 내가 함께하는 일주일에 한 번, 40분의 치료 시간 동안에는 A가 손톱이나 손가락을 뜯는 행동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는 항상 치료실에 오기 전에 상처를 달고 오거나, 마치 방금 생긴 일처럼 옷에 피를 묻히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루는 학교에서, 하루는 집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전해 들을 뿐,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성인이 된 A의 행동에 대체 행동이나 조건을 제시해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리고 거부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장애인에게 나타나는 문제 행동은 어릴수록 긍정적인 행동과 타인에게 수용될 수 있는 바른 행동으로 수정하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장애인의 손톱과 발톱 관리는 그저 위생적인 문제를 넘어, 그들의 건강과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다. 개개인의 손톱과 발톱 성장 속도에 차이가 있으므로 주기적인 확인과 관리가 필요하며, 일반적으로 손톱은 1~2주에 한 번, 발톱은 4~6주에 한 번 정도 깎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첫째, 위생 유지는 기본이다. 손톱을 깎기 전에는 손과 사용하는 도구를 깨끗이 씻고 소독하여 혹시 모를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둘째, 부드러운 도구를 선택한다. 손톱깎이나 파일 같은 도구는 사용하기 편안하고 안전하며,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을 사용한다. 셋째, 상태 점검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손톱뿐만 아니라 주변 피부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하여 상처나 감염 징후가 없는지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신체적 불편을 최소화한다. 장애인의 신체적 상태를 고려하여 가장 편안한 자세를 유지하게 돕고, 필요하다면 보조 도구를 활용하여 안전하게 관리한다. 다섯째, 전문가 상담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손톱 관리에 어려움을 겪거나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관리를 통해 건강한 손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나는 우리 친구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몸을 흔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