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수정 38
현이는 머리를 박으면 아프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자해 후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요청하는 행동은 아이가 자신의 고통과 위로에 대한 인과관계를 알고 있음을 뜻한다. 부적절한 행동에는 단호하게, 적절한 소통에는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일관된 태도가 핵심이다.
아이가 어릴수록 교육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현이가 머리를 박는 대신 눈을 맞추고 손을 내미는 법을 배울 때, 아이의 세상은 비로소 안전해질 것이다.
머리를 박아요.
아이가 자해를 한다. 무엇이 불편한 것일까? 현(가명)은 치료실에 오기 전, 집에서 계속 자해를 했다. 현은 머리를 박는다. 머리를 벽에 박기도 하고, 바닥에 박기도 한다. 가지고 놀던 장난감으로 머리를 치기도 한다. 현의 이런 행동이 나타날 때마다 부모 또는 보호자는 기겁을 하면서 아이를 부둥켜안고 행동을 만류한다. 양육자가 현을 안았다고 행동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현은 안긴 채 머리와 얼굴로 사람을 공격하고 뒤로 뒤집어지는 행동을 한다. 현의 나이는 일곱 살이고 또래에 비해 체구도 작은 편이다. 이런 현의 행동을 제지하려고 보호자가 위험을 감수하고 안고 뒹구는 일도 집과 치료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장애아동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있다. 그러므로 자해는 감각이 예민하고 의사소통의 기능이 낮은 아동에게 볼 수 있다. 자해 행동의 원인은 다양하다. 현이처럼 발달장애 아동은 자해 행동이 의사소통의 수단이나 자기 자극행동, 상동행동, 분노 표출, 안정감을 찾기 위해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보여주기 위해서 등으로 나타난다. 나는 현의 행동이 자신의 감정을 자해로 표현하려고 할 때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했다.
현은 어린이집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다. 현의 행동으로 또래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므로 행동수정이 필요하다. 치료실 내 앞에서 펼쳐지는 현의 머리박기 등의 행동은 나타나는 즉시 강하게 억제시키고, 하지 말아야 되는 행동이라고 강력하게 바로 잡아야 했다. 현의 부적절한 행동을 다루는 일이 40분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해 행동을 직접 중재하는 방법으로는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을 위해 박는 행동을 대체할 다른 행동을 찾아 연습한다. 물론 대체되는 행동은 박는 행위를 하지 않아도 욕구가 충족되고 불안하고 불편한 상황이 해소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현의 머리 박기 행동이 나타나기 전에 대처하고 예방할 수 있는 흥미롭고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활동을 제시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치료실에서 나는 40분 동안 다른 매개체를 활용한 통합적 중재 방법을 사용한다. 7살 현에게 소꿉놀이를 통해 의사표현과 감정조절 방법을 지도했다. 현이 표현하고 싶은 욕구와 요구를 소꿉놀이에서 감정을 드러내고 조절할 수 있도록 있도록 지도했다.
선행사건: 어린이집에서 또래와의 장난감 나누기와 교사의 지시에 거부 표현으로 머리를 박는다. 양육자가 식사시간, 등원시간에 대비해 현이 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요구할 때 자해 행동이 일어난다. 마음에 들지 않거나 수행하기 싫은 요구를 거부하는 표현 수단이다.
문제행동: 머리를 아무 곳에나 박는다. 어른이 안으면 소리를 지르고 악을 쓰며 뒤로 뒤집어지면서 순식간에 머리로 얼굴, 가슴을 머리로 공격을 한다.
행동결과: 의사 표현이 어려워 정확한 요구와 상황을 이해 할 수 없다.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것을 나열하듯 제시하였더니 눈치를 보면서 계속 칭얼대고 머리가 아프다고 쓰다듬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행동으로 보아 현이는 머리를 박으면 아프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자해 후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요청하는 행동은 아이가 자신의 고통과 위로에 대한 인과관계를 알고 있음을 뜻한다. 부적절한 행동에는 단호하게, 적절한 소통에는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일관된 태도가 필요하다.
아이가 어릴수록 교육의 효과는 극대화된다. 현이가 머리를 박는 대신 눈을 맞추고 손을 내미는 법을 배울 때, 아이의 세상은 비로소 안전해질 것이다.
머리를 박는 자해 행동 대처 방법
①안전 확보: 우선 주변 환경을 점검하여 위험 요소를 제거한다. 날카로운 물건이나 딱딱한 표면에서 거리를 두게 하여 부상을 줄인다.
②즉각적인 반응: 자해를 하는 순간에는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로 그 행동을 중단하도록 한다. “그만해요”또는“안전한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해요”와 같은 말을 사용한다.
③대체 행동: 머리를 박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쿠션에 머리를 부딪치게 하거나, 스트레스 볼과 같은 안전한 대체물을 제공한다.
④전문가 상담: 지속적으로 자해행위가 발생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
⑤정서적지지: 정서적 고통의 표현일 수 있다. 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지지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대화나 신체적 접촉을 통해 안정감을 준다.
⑥장기적 관리: 행동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다. 정기적인 평가와 개입이 중요하다.
자해 행동은 없애야 할 문제행동이 아니라, 아직 언어로 표현되지 못한 신호일 수 있다. 머리를 박는 행동 뒤에는 거절, 불안, 좌절, 도움 요청이 숨어 있다. 우리는 그 행동을 멈추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행동이 필요 없어지도록 돕는 사람이어야 한다. 위험한 표현을 안전한 표현으로 바꾸는 과정은 시간이 걸리지만, 조기 개입은 반드시 효과를 남긴다. "자해 행동 수정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아이의 행동이 당장 멈추지 않는다고 해서 양육자가 죄책감을 느끼거나 감정적으로 동요하기보다, '안전하게 무시하기'와 '적절한 행동 강화하기'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