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요구가 많아요

행동수정 39

다른 요구가 많은 아이

“정오(가명)야, 수업하러 갈 시간이야. 장난감 정리하세요.”정오가 치료실로 출발해야 할 시간이 다가 올수록 엄마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다급해졌다. 정오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정리하는 일부터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현관에서 신발을 신는 일까지 스스로 하기를 촉구해보지만 정오는 거실 바닥에 엎드린 채 장난감 자동차만 굴리고 있다. 정오의 이런 행동이 하루 이틀도 아닌데 엄마는 외출 할 때마다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정오는 엄마가 겨우 일으켜 옷을 갈아입히는 도중에도 “물을 마신다. 배가 아프다. 발가락이 가렵다, 손을 닦아 달라”는 요구가 많다. 아동의 요구가 많아지는 것은 불편하다는 의미이다.


아동이 반복적으로 “물을 마신다, 배가 아프다, 화장실 가고 싶다”와 같은 요구를 하는 행동은 단순한 변덕이 아니라 특정 상황을 피하려는 행동(회피 행동)일 가능성이 높다. 발달장애 아동의 행동은 대부분 이유 없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능을 가지고 나타나는 행동이다. 정오의 경우처럼 치료실에 들어가거나 과제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요구가 많아지는 것은, 그 상황이 부담스럽거나 흥미가 떨어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정오의 다양한 요구는 학교를 가거나 치료실을 가야 할 시간에 주로 나타나는 행동이다. 특정 활동을 하거나 참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목이 마르다, 화장실 가고 싶다, 배가 아프다, 쉬었다가 할 거라면서 상황에 맞지 않는 요구를 하는 정오이다.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회피하고 싶을 때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는 모습이다. 아동의 요구를 들어 주다보면 점점 요구하는 사항이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엄마는 자녀에게“네가 원하는 것 들어 주면 꼭 해야 된다.”고 말하면 안 된다. “네가 해야 되는 일을 하고 나면 엄마가 요구를 들어 줄 수 있음”을 반복해서 인지시킨다. 긍정적인 행동을 한 후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특히 발달장애 아동에게는 활동 전환(Transition)이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놀이를 하던 상황에서 갑자기 치료실로 이동하거나, 집에서 편안하게 놀다가 외출 준비를 해야 하는 순간에 불안과 저항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전환 상황에서 아동은 자신의 불편함을 언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요구 행동이나 회피 행동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장애아동은 매일 습관처럼 해야 되는 가장 큰 과제가 다양한 치료 수업을 받는 일이다. 하루에 다양한 치료가 진행되므로 흥미와 호기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성에 젖어 습관처럼 이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센터에서 이루어지는 정오의 치료수업은 언어, 인지, 학습, 음악, 미술, 요리, ABA 등이다. 다른 기관에서는 특수체육, 수영, 사회성 수업을 한다. 다양한 치료 수업이 5일 동안 매일 있거나, 번갈아 진행 중이다. 정오가 좋아하는 수업도 있고 싫어하는 수업도 있다. 싫어하는 수업에 참여해야 할 때는 화장실을 더 자주 들락거리는 모습과 물을 달라는 요구, 과자를 달라는 요구, 엄마 아빠를 찾거나, 집에 가자고 표현한다. 이러한 요구 외에 치료실 바닥에 엎드려 일어나지 않는 행동도 나타난다. 다양한 변화에는 다양한 요구가 있기 마련이다.


많은 장애아동은 유아기부터 수년 동안 다양한 치료를 경험한다. 언어치료, 인지치료, ABA, 미술치료, 음악치료 등 하루 일정이 빽빽하게 구성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아동은 치료 자체에 익숙해지기도 하지만, 때로는 지루함과 무기력, 즉 치료 번아웃을 경험하기도 한다. 성인에게 번아웃이 나타나는 것처럼, 아동에게도 반복되는 과제와 요구 속에서 동기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정오가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언어적, 비언어적인 요구 사항이 많아졌다는 것은 해당 치료수업이 재미가 없거나 과제가 힘들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나는 정오가 입실하기 전에 정오가 좋아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는 활동 자료를 준비한다. 정오처럼 수업에 짜증을 내거나 흥미를 잃은 아이에게 촉구 또는 강화를 위한 자료들이 준비되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치료실에서 활용되는 강화물은 과자와 사탕이다. 아동에게 과자를 보여 주면서 입실을 유도하고, 사탕을 입에 물리면서 착석을 유도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40분 동안 과자를 먹고 사탕을 빠는 데 정신이 팔리도록 큰 것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과자나 사탕을 입에 넣고 몇 번의 움직임으로 금방 사라지는 것이지만, 금방 사라지는 강화물처럼 아동의 착석과 집중도 과자와 함께 사라지는 행동이라는 점이다.


과자나 사탕과 같은 먹는 강화물은 즉각적인 효과가 있어 치료 현장에서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먹는 강화물은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행동 유지 시간이 짧고,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따라서 먹는 강화물에만 의존하기보다는 흥미 있는 활동, 선택권 제공, 놀이 요소 강화 등 자연스러운 동기를 높이는 방식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일시적인 강화물을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오의 행동이 의미하는 치료지원에 대한 지루함을 극복하고 새로움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방향을 바꾸어 줄 필요성을 느낀다. 정오처럼 초등학교 4학년이며 5세부터 치료실을 다녔다면 적어도 치료실 경력이 6~7년은 되었다는 것이다. 장애아동에게도 번아웃과 무기력이 나타난다. 학습과 치료 과정에서 자신의 요구와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없는 정오이지만, 사춘기를 맞이하는 정오의 생활연령을 고려하여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방식의 전환을 시도해 보면 어떨까?


"정오의 끊임없는 요구는 우리에게 보내는 SOS일지도 모른다. '나 지금 너무 힘들어요, 나를 좀 봐주세요'라는 신호죠. 이제는 사탕 한 알로 아이의 입을 달래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치료실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도록 그 아이만의 '흥미'라는 열쇠를 함께 찾아야 할 때이다.



요구가 많고 딴 짓을 할 때 접근 방법

① 의사소통: 감정이나 요구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대화한다.

② 일관성 유지: 규칙이나 일정을 일관되게 유지하여 안정감을 준다. 일관된 접근은 그들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③ 작은 목표 설정: 큰 요구보다는 작은 목표를 설정하여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작은 성취감을 느끼게 하여 동기를 부여한다.

④ 긍정적인 강화: 원하는 행동을 할 때 긍정적인 피드백이나 보상으로 행동을 강화한다.

⑤ 대안 제시: 딴 짓을 할 때 대신할 수 있는 다른 활동을 제안하여 관심을 돌린다.

⑥ 예고하기: 치료실이나 학교에 가기 전 “10분 후에 출발해요”, “5분 후에 신발 신어요”와 같이 미리 예고해 주면 아동이 전환 상황을 준비할 수 있다.

사춘기에 접어든 정오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해 보았다.

⑦ 시각적 스케줄링: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이 요구 사항을 만든다. '먼저(First)-다음에(Then)' 보드나 타이머를 활용해 끝이 보인다는 안도감을 준다.

⑧ 선택권 부여: "공부해" 대신 "수학 먼저 할까, 국어 먼저 할까?"라고 물어본다. 스스로 선택했다는 느낌이 통제감을 주어 회피 반응을 줄인다. ⑨ 환경의 변화: 7년째 같은 환경이라면 책상의 위치, 조명, 혹은 수업 장소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자극이 되어 번아웃을 완화할 수 있다.

출처. 행동의 울림 마음의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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