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키워야 할까

by 바실리사

꽃이 지천이다.
해가 갈수록 더욱 악랄해지는 환경을 견디면서도
매년 꽃을 피워내는 자연.
코 앞도 못 보고 사는 사람의 짧은 식견으로는
도무지 범접할 수 없는 세계관이 아닐는지.
아니, 따를 수 없는 행동력 혹은 책임감.
흐드러지게 핀 꽃을 보면서
나는 엄마로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점검해본다.

우리가 옳다고 믿고 가지기 위해 애썼던 가치관이
사실상 무너지는 시대에 살면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가 고민이 된다.
아이를 잘 키워야겠다고 마음먹는 부모들의 말을 종종 듣는다. '잘'이란 말속에 담긴 육아 가치관이란 자신이 배우고 익힌 관념이자 행동의 밑바탕이 되는 것들일 텐데
나에게 빗대어 떠올려보자면, 아마도 책임감, 양보, 배려, 참을성 등이 아닐는지.
그러나 이 사회가 정말 그런것을 가치있게 여기고 있을까, 하고 질문해본다. 머리로, 입으로 옳다고 말하면서도 자기것은 빼앗기지 않기를(혹은 내주지 않기를), 무조건 당하지만은 않기를...바라지는 않는지.

구의역에서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됐던 아이를 떠올려본다. 2인 1조로 현장에 나가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혼자서 가게 되었고 끼니를 거르면서도 책임을 다하다 벌어진 안타깝고 가슴아픈 일로 기억된다. 한 방송인터뷰에서 그의 어머니가 했던 인터뷰가 두고두고 마음에 남았다.
"책임감 있는 아이로 키운게 후회된다."

우리가 옳다고 믿었던 당연하고도 고결한 인간적 신념이 무너지는 이 시대에 나는, 내게 주어진 꽃같은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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