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쓰기 프로젝트
2021년 상반기까지는 여전히 도전의 연속들이었다. 커리어에 있어서도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작년의 어려움과 감정적인 미숙함에서 성숙함으로 넘어가기 위한 감정의 파고든, 상반기까지 감정의 흔들림을 만들어냈다. 이는 끊임없는 시련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려워도, 지속적으로 나를 짜증스럽게 만드는 상황들이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짜증스러운 상황들은 내가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밀어붙였고, 일상생활에 있어서 어느 정도 '각이 잡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커리어에 있어서 너무나 익숙해지고, 상황이 나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닌 내가 상황을 주도할 수 있는 상황으로 접어들면서 외려 일상생활에서의 '권태'가 시작되었다.
사전을 찾았을 때 나오는 권태의 뜻은 다음과 같다.
'어떤 일이나 상태에 시들어져서 생기는 게으름이나 싫증.'
그렇다. 지금 상황은 정확이 저 단어의 뜻에 부합한다. 해야 할 일, 하고자 하는 일은 여전히 저 멀리서 나를 부르고 있지만, 당사자는 그 모든 것을 외면하고 가만히 빈둥거리고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일종의 슬럼프라고 할 수 있을까. 보통은 이러한 상황을 마주하기 전에 해외로 일주일 정도의 휴가를 가는 등의 방법으로 과거에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것 같은데, 지금은 그런 것조차도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체적인 역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데, (아닌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이러한 역량도 떨어지는 걸까?) 정서적으로 (정신적이 아니다) 뭔가 찌들었다는 느낌이 강해지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게으른 30대 직장인은 코너에 몰린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다시 책상 앞에 앉아서 모니터를 바라보며 글감을 찾기 시작한다. 무엇을 써야 하지? 왜 써야 하는 것이지?라는 고민 등을 생각으로만 하는 것은 결국 정신건강에 좋은 태도가 아니다. 결국 문제는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라도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가운데 그저 써보는 것이다.
짧은 날도 있을 것이고, 긴 날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매일매일 써보는 것이다. 뒤엉킨 생각의 조각들, 마치 정돈되지 않은 모자이크와 같이 널려 있는 머릿속의 생각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시중에서 흔히 사서 만드는 모자이크 놀이에 비견되는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아는가? 꾸준히 쓰다 보면 언젠가는 동로마제국의 위대한 유산인 이콘과 같은 글을 쓸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이 목록의 글들은, 기본적으로 글쓰기를 습관으로 하기 위한 지극히 개인적인 머릿속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용도이다. 그러나, 글을 읽은 이들이 잠들기 직전 가벼운 마음으로 맥주를 한 잔 하면서 안주 삼아 읽을 수 있는 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무언가 더더욱 행복한 결과물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