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조각들 5

매일 글쓰기 프로젝트

by Felix Park

0. 연휴


연휴가 시작되었다. 연휴기간에 해외여행을 간 적은 없지만, 붐비는 공항이 싫어서 안 가던 것과 못 가는 것에 대한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그나마 이번 추석이 상당히 길고 재택근무를 하는 중간에 시작되어 연휴 중에 잔업을 살짝 하더라도 그렇게 일을 열심히 한다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1. 헌신


아무래도 더 이상 적은 나이라고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보니, 명절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진다. 비록 라이프스타일이 정형화된 코스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 자유분방한 면을 갖추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정착을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하는 걸 보면 나이가 들은 것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그만큼 헌신할 수 있는 대상이 있는 건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아직까지 그 답변은 '?'로 여전히 나온다. 아직은 조금 더 때를 기다리면서 스스로를 갈고닦는 것이 맞는 걸까? 물론 정착을 위한 정착을 선택하고 불행해진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기에 굳이 스스로를 재촉은 하지 않고 있다.


2. 일을 잘한다는 것


일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해봅시다. 먼저 ‘즉각 분석하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사업 전략을 생각해보자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바로 조사를 시작하고 분석으로 돌진하죠. 오로지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네 가지만 생각하는 SWOT 분석의 틀에 맞추려 들어요. 템플릿이 정해져 있는 분석 조사라는 ‘작업’은 엄청난 흡인력을 갖고 있습니다. 일은 잘하지 못해도 일단 작업은 할 수 있고, 사람들에게 보여줄 자료로서의 성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이런 과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대리 중계자라는 뜻을 지닌 ‘프락시(proxy)’라는 말이 딱 와닿습니다. 최종 성과로 이어져야 할 업무가 바로 프락시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기술은 프락시를 유발하기 쉽습니다. 영어를 잘한다거나 프로그래밍을 잘한다는 것은 가치가 있습니다. 나아가 무엇을 위해서 그 기술이 필요한지, 어떤 성과와 결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목적을 잊고 기술 단련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죠. 기술이 향상되면 성취감이 있으니 그날의 불안이 해소되는 겁니다.

--- 일을 잘한다는 것, 야마구치 슈


최근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읽게 된 야마구치 슈의 책은 내가 모호하게 느끼던 감정을 명확하게 구체화해서 설명해줬다. 업무상 거래처와의 협업이 잦은 나에게 있어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역량과 어느 정도의 '을질'은 굉장히 익숙하다. 그리고 이러한 영업활동을 함에 있어서 상대방과의 대화와 그들의 행동 양식 등을 살펴보면, 일을 잘하는 사람들과 못하는 사람들은 확연하게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니 크게 개의치 말고 읽도록 하자)


먼저 일을 잘하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은 항상 아래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결과를 얻고자 하는지에 대하여 명확하다.

통화가 되었든 메일이 되었든, 사용하는 언어와 글의 표현 등이 매우 간결하고 직관적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하기 이전에 원하는 것을 상대가 해결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보고, 상대의 수준에 맞춰서 요구 사항을 조절한다.

논리적인 프로세스를 따지기 이전에, 해당 논리가 결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설정된 논리인지를 먼저 따진다.

우리 모두가 결코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고 감정과 비이성에 휘둘리는 존재임을 명확히 혹은 무의식적으로라도 인지하고 있다.


일을 못하는 사람들은


사용하는 언어와 글의 표현 등이 매우 중언부언하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하여 명확히 표현하지 못한다. 이는 그들이 실제로도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 없이 한순간의 상황을 모면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상대가 해결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포함한 외부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상황만을 고려하여 무리하게 일을 추진한다.

스스로는 매우 논리적이라고 생각하나 한발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보면 비이성적인 감정과 한순간의 상황을 모면하고자 하는 욕구에 근거하여 움직인다. (때로는 논리라고도 부르기 부끄러운 얕은 수로 행동하는 경우도 다수다)


확실히 야마구치 슈가 언급한 것처럼 일을 잘하는 이들은 특유의 감각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논리 이전에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논리는 추후에 이러한 본능적 행위를 보강하는 용도에 가깝다고나 할까?


물론 가정과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는 건 또 다르기도 한 것 같다. 일을 잘한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기왕지사 대부분이 조직에서 일하는 구성원이라 생각하면 일을 잘하는 것이 못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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