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복기

회고와 복기는 다르다

by Felix Park

1. 회고 (回顧) - 돌아올 '회', 돌아볼 '고'


회고 (명사): ① 뒤를 돌아다봄, ②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


차분히 Lofi를 틀어놓고 금년도는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 본다. 작년도 쉽지 않았지만, 올해도 쉽지 않았다. 오죽 답답했으면, 점을 보러 갔을까.


이렇게 회고(回顧)를 하고 있노라면, 단순히 어렵고 괴로운 순간들이었다라고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왕 이렇게 피곤했던 2년 (혹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금 이 순간까지)을 회고만 하지 말고, 처음부터 좀 더 쉬운 길이 있었는지, 혹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이 있었는지에 대하여 고민하기 시작하면 그것은 '회고'가 아닌 '복기'가 된다.



2. 복기 (復碁) - 회복할 '복', 바둑 '기'


복기 (명사): 바둑에서, 한 번 두고 난 바둑의 판국을 비평하기 위하여 두었던 대로 다시 처음부터 놓아 봄.


자 그럼 올 한 해를 복기해 보자.


(1) 전반전: The Fool/Joker


상당히 피로한 시간들이었다. 어느 정도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쉽지 않겠구나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인간의 비이성과 시기심 등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사실 링크드인이나 같은 브런치 내에서 직장생활에 대하여 다루는 글을 읽고 있으면, 감성적으로 직장생활에 대하여 느끼는 이야기들 또는 지나치게 객관적으로 모든 것을 풀이하는 글들이 극단으로 나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것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월급 생활자들의 두 가지 얼굴 가운데 각자가 처한 상황과 선호에 따라 좀 더 갈리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곰곰이 나에 대하여 생각해 보면, 초반부는 좀 더 감성적인 영역이 강했던 것 같다. 비이성적인 행동들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대응하여 상대방을 이끌려고 노력하는 행위를 시도했으나, 이러한 행위 자체가 때로는 너무나도 의미가 없음을 깨닫는 순간들이었다. 혹은 타로카드의 The Fool카드가 역 위치로 있을 때의 의미처럼, 스스로의 경솔함과 어리석은 행동으로 고난의 구렁텅이에 제 발로 들어갔다는 생각도 든다.


나아가 이러한 순간들을 극복하기 위하여 때로는 트럼프 카드의 조커 카드처럼 상대방이 예상치 못한 (그리고 우군들도 예상치 못한) '계획된 광기'에 기초한 비이성적인 행동을 필요하다면 시전 해야 함을 배우는 순간들이었다. 상대의 감정적이고 본능적인 부분에 대한 자극을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올해 배운 가장 큰 깨달음이자 상반기의 키워드였던 것 같다.


조커 카드는 게임에 있어서 무의미한 또는 판세를 뒤집는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이를 어떻게 쓰느냐는 당신의 플레이에 달려있다.


(2) 후반전: The Hermit


후반기는 전반기의 실수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노력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함께 나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초반에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희망하는지 등에 집중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엇이 나의 결과 다른 것인지 등에 대하여 고찰하고 이를 벗겨내는 작업에 진척했던 것 같다.


마치 타로카드의 현자 카드가 홀로 자리 잡아 스스로를 가다듬고 탐색의 시간을 가지는 것처럼, 스스로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지금도 노력 중이다.


스스로의 빛을 찾으려면 이를 둘러싼 것들을 벗겨내야 한다.


지금은 아직 한해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연장전의 한가운데 있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조금 더 발전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어떠한 순간들과 선택들을 의미하는 것일까? 운명의 수레바퀴가 어디로 흘러갈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성장에는 고통이 수반됨을 (수반되지 않고 성장하는 것이 베스트겠지만, 인생은 등가교환인 것 같다.) 인정하고 그저 묵묵히 터널의 끝을 향해 오늘도 걸어간다.


기왕지사 여기까지 참은 거, 조금만 더 참아보자.









매거진의 이전글일상다반사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