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틈이 글쓰기
https://www.youtube.com/watch?v=gvMXvrb1QbM
그리고 자연스럽게 좋은 위스키를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기 시작한다. 얼마 전 다녀온 일본 여행에서 현지에 체류 중인 친구와 가볍게 들른 바에서 마신 위스키는 무언가 새로운 미지의 영역으로 나를 이끈 느낌이다.
(이렇게 새로운 식습관이 생기는 만큼, 다시 열심히 몸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시간 나를 지켜보고 응원해 주던 부모님은 다행히 여전히 건강하시고, 세상이 아직은 좀 더 조용하던 시절에 결혼한 손위의 형제도 새로 생긴 조카와 함께 행복한 삶을 꾸리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결혼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닌 선택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나 또한 결혼을 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릴 수 있을지 등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게 된다.
평범하고 소박한 인연을 꾸려서 가정을 일군다는 것은 어떤 기분인 것일까? 극도로 불안정하고, 어지러운 시대를 통과하는 과도기의 세대 중 하나인 내 입장에서는 결혼/연애 시장이라는 곳은 구질서는 완전히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는 관점으로 해당 영역을 바라보게 된다. 유학 시절 바라봤던, 수많은 서구권의 커플들처럼 한국도 결혼이라는 형태가 완전히 해체되는 것일까?
무언가를 더 이상 배울 것이 없고, 기여할 것이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이 내가 움직여야 하는 때라고 믿지만, 아직 그때는 오지 않은 것일까? 이제는 움직이더라도 더 이상 도피라는 단어로 수식하지 않는 현재의 조직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더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움직여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다.
분명 시련과 갈등이라는 상황이 메인 테마였던, 지난 3년간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나 자신이 된 것은 큰 수확일 것이다. 이제는 그전보다는 조금이라도 남의 이야기를 듣고자 노력하고, 같이 일하는 이들을 섬겨야만 나 또한 그들의 섬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는 단계에는 돌입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여기서 내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모호하기 그지없는 결혼이라는 주제가 이제는 내가 집중해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러기에는 내가 충분히 부유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모든 것이 근래 들어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날 위한 상황 같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여정 또는 연극의 다음 막으로 넘어간 느낌이다. 무엇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 나조차도 모르는 정말 막연한 여정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삶은 나를 위해 또 무엇을 선물로 이 앞에 준비해 놓았을까.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 Forrest Gum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