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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elix Park Mar 26. 2023

생각의 조각들 31

틈틈이 글쓰기

https://www.youtube.com/watch?v=gvMXvrb1QbM



0. 재즈가 다시 듣고 싶어지고, 위스키가 맛있다고 느끼는 것


이십 대 초반에 막연하게 다가왔던 재즈를, 사십 대가 다가오면서 다시 듣기 시작한다. 그때는 막연히 폼나 보이던 재즈가 이제는 조금은 더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기분이 든다면, 그것은 당신이 나이가 들었다는 의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스트리밍 서비스의 재즈 섹션을 둘러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좋은 위스키를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기 시작한다. 얼마 전 다녀온 일본 여행에서 현지에 체류 중인 친구와 가볍게 들른 바에서 마신 위스키는 무언가 새로운 미지의 영역으로 나를 이끈 느낌이다. 


(이렇게 새로운 식습관이 생기는 만큼, 다시 열심히 몸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 이사, 새로운 보금자리 그리고 결혼에 대한 짧은 생각


오피스텔에서 조금은 더 넓어진 빌라로 이사를 왔다. 가구 수와는 상관없이 더 넓은 공간으로 이사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쁘다. 좀 더 열심히 살아가면서, 더 넓은 집으로 가는 것을 일단 새로운 목표로 설정해 본다. 새로운 보금자리와 함께 조금 더 신경 써서 집에서 사용할 각종 가구와 책상 가재도구들을 들이면서, 이제는 정말 홀로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시간 나를 지켜보고 응원해 주던 부모님은 다행히 여전히 건강하시고, 세상이 아직은 좀 더 조용하던 시절에 결혼한 손위의 형제도 새로 생긴 조카와 함께 행복한 삶을 꾸리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결혼은 더 이상 필수가 아닌 선택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나 또한 결혼을 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릴 수 있을지 등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게 된다.



과거의 모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새로운 모델은 아직 출현하지 않은 듯 한 결혼 시장이다.


평범하고 소박한 인연을 꾸려서 가정을 일군다는 것은 어떤 기분인 것일까? 극도로 불안정하고, 어지러운 시대를 통과하는 과도기의 세대 중 하나인 내 입장에서는 결혼/연애 시장이라는 곳은 구질서는 완전히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는 관점으로 해당 영역을 바라보게 된다. 유학 시절 바라봤던, 수많은 서구권의 커플들처럼 한국도 결혼이라는 형태가 완전히 해체되는 것일까?



2. 모든 것이 자리 잡힌 걸까? 아니면 새로운 모험을 찾으러 갈 때가 된 걸까?


일하는 곳에서도, 주거 환경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는 기분이 든다. 전 직장에서는 모든 것의 안온하던 그때 모험을 찾아 퇴사 후 유학이라는 선택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미 안정적인 직장을 나와 새로운 영역에서 일을 해나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기에, 여기서 좀 더 내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영역으로 다시 도전을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고민을 하게 된다. 


무언가를 더 이상 배울 것이 없고, 기여할 것이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이 내가 움직여야 하는 때라고 믿지만, 아직 그때는 오지 않은 것일까? 이제는 움직이더라도 더 이상 도피라는 단어로 수식하지 않는 현재의 조직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더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움직여 나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다.


분명 시련과 갈등이라는 상황이 메인 테마였던, 지난 3년간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나 자신이 된 것은 큰 수확일 것이다. 이제는 그전보다는 조금이라도 남의 이야기를 듣고자 노력하고, 같이 일하는 이들을 섬겨야만 나 또한 그들의 섬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는 단계에는 돌입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여기서 내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모호하기 그지없는 결혼이라는 주제가 이제는 내가 집중해야 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러기에는 내가 충분히 부유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모든 것이 근래 들어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날 위한 상황 같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여정 또는 연극의 다음 막으로 넘어간 느낌이다. 무엇이 날 기다리고 있을지 나조차도 모르는 정말 막연한 여정으로 들어온 느낌이다.


삶은 나를 위해 또 무엇을 선물로 이 앞에 준비해 놓았을까.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 Forrest G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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