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노력만이 남는다
"밀고 나가라. 세상의 어떤 것 끈기를 대신할 수는 없다. 재능으로는 안된다. 재능이 있지만,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세상에 널렸다. 천재성도 소용없다. 이름값을 못하는 천재가 수두룩하다. 교육으로도 안된다. 세상은 고학력의 낙오자로 가득하다. 전능의 힘을 가진 것은 끈기와 투지뿐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위의 훈계 속에 모두 담겨 있다.
- 레이크록, 본문 중에서 -
맥도널드의 창업자는 맥도널드 형제지만, 오늘날 우리가 아는 '그' 맥도널드를 만든 사람은 첫 번째 맥도널드 매장에 밀크셰이크를 팔기 위해 방문하였던, 외부의 영업사원이었다. 이 책은 지금은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 속에서 빛을 바랐지만, 여전히 제국이라 불리는 맥도널드의 실질적 창업자인 레이 크록의 회고록이다. 영화 파운더도 그의 삶을 조명했지만, 본인 스스로가 쓴 책이 아무래도 좀 더 포괄적으로 한 사람의 삶을 다룬다는 측면에서는 훨씬 더 좋은 선택일 것이다.
유니클로의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 지금은 이래저래 흔들리는 이미지도 보여주지만, 일본 벤처의 화신으로 여전히 상징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두 사람이 나란히 '인생의 바이블'로 여기는 것으로도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을 가치가 있다.
레이 크록은 50이 넘은 나이에 맥도널드라는 브랜드의 리브랜딩과 재창조에 뛰어든다. 그는 피아노 연주 알바, 종이컵 판매사원, 밀크셰이크 제조기기 영업사원까지 다양한 인생의 등락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보통 사람이라면, 안온하고 평화로운 은퇴 이후를 고민하는 때에 새로운 꿈과 이에 대한 상상을 시작한다.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과감한 접근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맥도널드에 대해서만 행운의 도움을 받아 과감함을 발휘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초기 인생 역정을 살펴보면, 그는 항상 무언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인물이었다. 종이컵을 판매할 때도, 남들이 아직 눈치채지 못한 영역을 발견하고 해당 영역을 해결하여 실적을 올리는 수완, 남들이라면 그저 받아들일 만한 부당한 상황에 대하여 인정 못하고 자신의 견해를 관철시키는 용감함. 그리고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다른 방향을 모색하는 모습까지. 어쩌면 그가 맥도널드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은 그가 50이 넘어서 뛰어들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레이 크록이 발휘하는 각종 수완과 위기 상황에서 대처하는 모습을 종합하면 그의 역량은 단순히 초심자의 행운 등이 아닌, 긴 세월을 끊임없이 실패하고 외부 변수와 가혹한 인생의 시련 등을 겪는 가운데 담금질 되어 만들어진 역량의 종합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대기만성형 성공은 뒤늦게 날아온 성공의 값을 받은 것이라는, 응당 받아야 할 것을 받은 것이 아니었을까 싶은 모습이었다. 그가 남겼다는 과감성, 먼저 나서는 용감함, 그리고 차별화라는 포인트는 단순히 맥도널드의 성공이 아닌, 그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큰 축 중 하나였을 것이다.
레이 크록과 그가 건설한 맥도널드의 핵심은 바로 표준화된 시스템의 도입이다. 물론 최초의 창업자인 맥도널드 형제가 처음 만들어 낸 시스템이었지만, 이를 단순히 하나의 가게가 아닌 모든 체인점에서 동일하게 작동되는 '공정' (요리가 아닌 공정이 적절할 것이다)으로 표준화하는 것은 온전히 레이 크록의 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강조하는 시스템의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처음부터 완전한 (혹은 완벽한) 체계에 기반한 시스템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닌, '부분에서 전체로 나아가는' 시스템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서의 완벽을 기하며 이를 점차 확장시키는 시스템. 그렇기에 그의 시스템은 각종 오류와 실패에 너그러울 수 있었다.
또 다른 주요 포인트는 그가 쉽지 않은 인생살이 가운데서도, 다양한 외부 문제 상황에 압도되지 않고, 합리적인 위험을 추구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위험 없는 성공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죠. 무모한 일에 달려들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건 미친 짓이죠. 하지만 위험은 감수해야 합니다. 가진 것을 모두 걸어야 할 때도 있죠. 무엇인가에 확신이 들면 몸과 마음을 모두 바쳐야 합니다. 위험을, 합리적인 위험을 감당하는 것은 도전의 일부입니다. 즐거운 일이죠."
이 정도의 내공을 쌓는 과정에서 그가 얼마나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성공한 기업가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그는 존경심을 자아낸다. 젊은 시절부터 겪은 다양한 상황이 있었기에 그는 다음과 같은 다짐을 하며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견뎌냈을 것이다.
"그때 나는 문제에 압도되지 않는 법을 배웠다. 한 번에 한 가지 이상은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문제가 있어도 불필요하게 조바심을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또 아무리 중요한 문제라도 그 때문에 수면을 방해받는 일은 없게 하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완벽주의자에 (실제로도 사업은 완벽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그는 강조한다) 디테일에 미쳐있는 레이 크록의 가장 의외의 면모는 그가 함께 일하는 이들이 큰 틀에서의 원칙에서 벗어나거나, 부정직함을 보이는 것이 아닌 이상,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장려했다는 점이다. 그는 권한은 가장 낮은 곳에 있어야 하며 어떤 일을 시킬 사람이 있다면, 그가 어떠한 방해 없이 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보았다. 자기 자신이 독립적이고 일에 대하여 완벽을 추구하기에 다른 이들도 스스로의 완벽한 기준을 설정하고 독립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일에 대한 지론은 창의성과 자율성을 운운하지만, 불안 속에서 집착하는 수많은 보통 관리자들과는 그 궤를 달리하는 비범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점은, 그러한 독립성 보장은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완전한 믿음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관리자와 조직의 구성원들은 스스로에게 너그럽고 잘났음을 어필하지만, 그들의 진정한 역량을 알고자 할 경우, 이를 가장 쉽게 파악하는 방법은 그들에게 권한을 주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권한을 받으면 이를 악용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악용을 하다 실패한다. 그들은 위에서 언급한 부분에서 전체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놓고, 이에 맞지 않는 현실의 부조리를 억지로 맞추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최종적인 실패로 차근차근 나아간다.
그런 면을 고려하면, 레이 크록의 구성원들에 대한 권한 위임 방식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그 어느 조직, 사업모델보다도 표준화가 된 맥도널드의 모습이 가장 능동적이고 독립적인 구성원 개개인의 집단 지성의 총합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라는 점이.
레이 크록이 결론 내린 것처럼 '사업은 그림처럼 벽에 걸어놓은 뒤 감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인생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짜여 있는 존재하지 않으며, 당신은 끊임없는 변수에 대응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신의 목적지가 달라지는 것도 늘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목적지가 달라지더라도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 그리고 도달한 이후에도 당신은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그는 끊임없이 '끈기와 투지'가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결국, 결론은 당신은 무엇을 위해 스스로가 지닌 끈기와 투지를 발휘할 것인가?로 귀결될 것이다. 그것이 경제적 자유가 되었든, 세상에 이름을 남기는 행위든, 나와 내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