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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음이란 그런 것입니다.

by 까칠한 종이인형

물고기반지.

들어보셨나요?

집에 입시생이 있다면 하나쯤은 있다는 그 반지.


재작년이었나봅니다.

대학 동창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대치동의 무슨 금은방에서 보자는 겁니다.


왠 금은방?


아이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물고기 반지를 만들러 간다는 겁니다.

엄마가 그 반지를 끼고 있으면 아이가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대요.


풉.

"그럼 뭐 그 반지 안 끼면 못 붙어?, 엄마들이 반지 하나 하고 싶으니까 만들어 낸 말 아니야?"

친구들이 워낙 간절해 하니 그 곳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그냥 저도 옆에서 예쁘면 하나 만들까. 하고요


약간의 어이없어 하는 저에게 친구 하나가 얘기합니다.

"야, 너도 애 시험준비해봐. 바로 만들게 될껄? 그때가면 이해하게 된다"


'그럴리가, 난 그렇게 비논리적인 사람이 아니라구~'


저는 손가락도 이쁘지 않고,

물고기 위에 왕관이 있는 디자인은 제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저는 파란색을 좋아하는데,

이 물고기는 빨간색 보석이 박혀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가격도 꽤 합니다!!!!


이미지 보여드리려고 구글링을 하니 빨간색 보석이 아닌 것도 많네요. 흠.

암튼 그 집은 빨간색 밖에 없었어요..ㅠㅠ



SmartSelect%EF%BC%BF20250402%EF%BC%BF150239%EF%BC%BFChrome.jpg?type=w580 thestones.co.kr에서 가장 비슷한 이미지 가져왔습니다.


그 날 친구들은 모두 하나씩 맞추고 저는 결국 빈 손으로 나왔습니다.


글쎄, 그렇게 논리적으로 반지와 입시와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으므로

혼자만 안 맞추고 나왔던 제가


아이가 입시를 시작하니,,,

오른손 새끼에 끼우면 자녀가 잘된다는 반지.

갑자기 이 반지가 생각이 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람이란 이렇게 나약한 존재입니다. ㅋㅋㅋㅋㅋ)


갑자기, 물고기 반지라도 사서 껴서 아이의 수험생활을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이게 엄마의 마음인가봅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대체 엄마가 108배 하는게

아이 대학과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냥 엄마의 간절한 마음입니다.

공부도 아이가 하고 시험보는 것도 결국 아이가 하는 겁니다.

엄마는 애가 타지만 해줄 수 있는게 없어요

지푸라기라고 잡고 싶은 마음

나도 너만큼 응원한다는 마음이 그렇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오늘 남편님께 사도 되냐고 넌지시 한 번 얘기해봐야겠어요

(근데 금값이 너무 비싸져서 그때보다 더 비싸네요 ㅠㅠ

그냥 그때 했어야 하나 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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