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마음. 팔랑귀. 왔다갔다.
회사에서 장기출장을 갈 업무가 있는데,
갈 수 있는 사람을 부서 내에서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괜찮아보이기는 하는데, 아이 중간고사와 남편 출장일정이 겹치는 것 같습니다.
마음편히(?)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런데 갈 사람이 너무 없으니
약간의 일정 조정도 가능하니
무조건 저희 부서에서 한 명이 나가야된다는 겁니다...
안 가본 지역이기도 하고
남편이 출장 다녀오면, 내 출장 가면 되지 않겠냐는 말에 팔랑귀인 저는 혹하고 넘어가서는,
일정 조정이 된다면 갈 수 있다고 답해버렸습니다.
그 날 사무실에서 주차장으로 걸어가는데
가벼운 설렘이 있어서 걸음이 힘차게 걸어집니다.
한 번도 못가본 법인이라.
'재미있을수도 있겠어'
'이번 업무도 수행하고 나면 나의 내공이 더욱 늘겠지?'
그리고는 집에와서 잠을 푹 잔 후
다음날 아이 학원을 보내기 위해 아이의 방에 가서 깨우는데
갑자기
'내가 어제 무슨 짓을 한거야'
라는 생각이 쓰나미처럼 몰려옵니다.
아이. 예고입시.
이제 반년도 안 남았는데 자리를 비운다고?
며칠전에 슬럼프인지 내 어깨에 기대어 힘들다고 하소연 하던 내 딸을 두고?
안 그래도 피곤해하는 아이인데 밥도 안 챙겨주고 어딜 간다고?
아아아아아아 바보.
갑자기 새로운 일을 접한다는 생각에 신나서
깜빡했나봅니다.
워킹맘의 원죄.
죄책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
며칠전에 애의 앨범을 보면서 그 어리고 귀여울 때 (어쩔 수 없이) 출장만 다녀서 놓쳐버린 순간들을 그렇게 아쉬워했었는데..
내가 잠깐미쳤었나?
제가 이런 고민을 시작하자
"그럼 가지마"
라고 남편이 다시 얘기해줍니다.
"근데 가고 싶기도 한데 어떡해"
하아아아아아.
pleasure guilty.
딸아 미안해. 이번 한 번만 또 다녀올게 ㅜㅜ
이기적인 엄마를 용서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