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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치 Apr 26. 2023

23.04.25 화요일 일상

새벽 2:00 am 기준 내 인생 최대 몸무게, 80kg를 드디어 넘겼다.


트렁크에 있던 짐을 할머니 집으로 옮기고, 오래간만에.. 아니 어쩌면 5개월 만에 당직실이 아닌 할머니 집에서 잠을 청했다.

아침 일찍 눈을 떠 출근을 하는데 다른 때보다도 더 개운한 느낌이었다.

수술이 두 개 있는 날 forearm 재건 환자는 교수님이 간단하게 Ib, IIa 만 경부청소술 시행하고 그러다 보니 수술이 정규 시간 훨씬 전, 3:30에 끝나고 교수님께서 여느 때와 같이 ”최소한으로 꿰매~“하고 나가셨다.

mRND 도 실은 오래 걸릴걸 알았는데 생각만큼 오래 걸리진 않아서 다행이었다.


일찍 끝내고 외래 환자들 차팅 몇 명만 좀 끝내고 일찍 내일 대학원 수업에 가려고 했는데.. 일은 역시나 끝이 없고.. 난 또 어김없이

전공의라는 위치가 원래 그렇다. 잘해야 1인분을 하는데 사실 2-3인분 이상의 역할을 하는 위치.

치과의사 전공의는 특히나 의료법에 적용되는 대상이 아니어서 마구 일을 할 수 있다.


2. 폐차. 말소

얼마 전 폐차의 과정을 적으려는데 너무 피곤해서 이제 적는다.

18년의 시간이 담겨 있던 차와 드디어 작별을 했다.

다시 되파는 것도 아니고, 폐차 처리로.


며칠 밤을 새워서 컨디션이 좋은 않은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고 학회 볼일 다 보고 돌아가는 길에 졸음운전으로 차도 옆 화단과 부딪혔다.

너무 놀라 눈을 떴을 땐 이미 폭발물 냄새와 흰 연기가 내 눈과 코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나로 인해 대교 일대가 정체되어 있었다


바로 보험사로 연락했고 이때 사고 접수가 아닌 견인으로 접수하는 바람에 시간이 조금 지체 됐다.

하지만 대교가 전체 다 정체돼 있는 걸 보고 사설 렉카 업체에서 오셔서 앞뒤로 내 차를 견인해 주셨다.

각 10만 원씩.

2차 사고가 안 나고, 빠른 사설 렉카의 견인덕에 더 큰 피해는 피할 수 있었다.

근처 안전한 곳까지 견인해 주셔서 거기서 대기하다가 보험사 출동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오래된 차여서 수리받을 수 있는 비용이 300만 원대밖에

안 돼서 고철값으로도 거의 못 받을 거라고 그랬다. 그래서 수리받는 것보다 폐차가 유리해 보인다고.


폐차장으로 바로 보내기엔 내 집처럼 사용하던 터라 짐이 너무 많아 일단 집 근처로 다시 옮긴 후 폐차장으로 또 견인했다.

가장 가까운 곳이 양주.. 어떻게 처리하나 고민이었는데 위생사 선생님 덕에 아는 분 통해서 처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폐차할 때는 보험 문제 때문에  미리 계기판 사진을 찍어두는 게 좋다.

앞 뒤 번호판도 같이 반납을 하는데 앞 번호판이 겸인 과정에서 사라졌었다.

그러면 폐차 처리를 위해 번호판 분실신고증이 필요하다.

내 차였다면 간단했을 텐데.. 내 차가 아닌 아빠차여서.. 절차가 배는 복잡해졌다.

그래서 아빠한테 번호판분실신고증 발급을 부탁했는데 보험사까지 한꺼번에 처리가 됐다. 차키도 스패어 키 있던 거를 같이 보내주셨다.

나중에 안건데 보험사에선 차 폐차를 경매에 올려 폐차해주겠다고 하는 곳에서 얼마에 폐차해주겠다 하는 거 보고 낙찰되면 그곳에서 폐차하는 것 같았다.

무튼.. 이 러한 과정들을 거쳐 차의 폐차/ 말소과정까지 끝났다. 폐차가 어떻게 되는지 마지막 모습까지도 보고 싶었는데 그러진 못했다.

원하지 않았지만 알게 된 폐차의 과정, 우리 가족이 타던 차가 내 목숨 대신 사망한 그날 나도 새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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