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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명한 투자자 May 26. 2021

흐르는 강은 이유가 없다.

주식투자 위험관리의 이유

그는 강으로부터 무엇보다도 경청하는 법, 그러니까 고요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영혼, 활짝 열린 영혼으로,
격정도, 소원도, 판단도, 견해도 없이 귀 기울여 듣는 것을 배웠다.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p.156-


흐르는 강은 이유가 없다.

소설의 주인공 싯다르타는 세존 고타마 싯다르타의 제자가 될 기회를 포기한다. 그리고는 자신의 내면을 탐험하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떠난다. 금방 깨달음을 얻을 것 같았다. 하지만 물욕, 색욕, 자식에 대한 소유욕 등 한 사람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욕망의 고통을 오래도록 겪게 된다.


수 십 년이 지나서야 싯다르타는 운명과 싸우는 고통에서 벗어난다. 깨달음을 준 것은 흐르는 강물이었다.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뱃사공이 된다.


흐르는 강에는 이유가 없다. 그냥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그 운명에 몸을 맡기지 않고 거스를수록 고통만 있을 뿐이다. 벗어나는 방법은 그저 흐르는 것을 바라보며 강물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싯다르타는 자연의 이치를 품은 강물로부터 모든 것을 가만히 바라보는 법을 깨달은 것이 아닐까.



왕들이 양의 창자로 미래를 예측하려던 옛날과 마찬가지로,
시장 예측가의 말에 귀 기울이는 행위는 지금도 여전히 미친 짓입니다.
-워런 버핏 라이브, p.187-

시장의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투자를 거듭하며 나는 위험관리가 필요한 이유를 깨달았다.

누구도 시장의 미래를 예측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나는 수많은 경제 노스트라다무스를 만난다. 유명한 이코노미스트 한 분이 유튜브에서 말했다.

"한국 시장은 5년 안에 두 번 정도 출렁거릴 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곧바로 화면을 꺼버렸다. "당신 인생에서 5년 안에 두 번 정도 위기가 올 겁니다."라고 말하는 점쟁이와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장의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당장 내일 삼성전자 주가가 어떻게 될지, 시장이 오를지 내릴지를 설명해주는 사람들에게 돈을 내며 몰려간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가정을 사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때 시장이 하락할 경우, 투자자는 상황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드시 예측대로 올라야 하는데 주가가 떨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심리 때문에 결국 빨리 대응하지 못하고 돈을 잃게 된다. 내가 그랬다.



만약 돈을 잃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게 된다면,
승리하기 위해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이다.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 p.93-


물의 큰 흐름을 그저 바라보기로 했다.

나는 아직도 물의 큰 흐름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전과는 차이가 있다. 전에는 경제를 공부하면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문가에게는 예측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돈을 잃고 난 뒤, 나는 물의 흐름을 그냥 바라보기로 했다. 주식시장을 예측하려 들지 않고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태풍이 왔을 때 그 경로를 예측하고선 반대 방향으로 배를 띄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노련한 선장은 태풍이 오면 정박하고, 순풍이 불면 돛을 펼친다. 항해를 오래 하려면 바다와 싸워서는 안 된다. 바다에 순응하면서 배가 망가지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성공적인 항해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투자자가 할 일은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다. 주가를 통제하는 것도 아니다. 예측과 통제가 가능하다면 위험관리는 필요 없다. 그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주가에 대응하며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나는 돈을 잃지 않는 것에 집중해야 평생 투자자로 남을 수 있다.


주식시장은 강물처럼 흘러간다.

내가 일은 시장의 흐름을 가만히 바라보며 주가에 대응하는 것,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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