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명한 투자자 May 20. 2021

주식시장의 공포는 돈이다.

시장 폭락에 투자하는 법

마음속으로 시장 폭락 때 안사면 손실이지만 사면 이득이라고 고쳐 읽으십시오.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 p.151-


갑자기 찾아온 폭락


작년 3월 초순. 밤 10시가 넘어서 CNBC 방송을 보고 있었다. 헤드라인에 영어로 '2008년 이후 최대 낙폭'이라고 쓰여 있었다. 2008년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인한 금융위기 때가 아닌가.

며칠 뒤, 헤드라인이 바뀌어 있었다. 이번에는 블랙 먼데이인 '1987년 이후 최대 낙폭'이었다.

시장이 폭락했다.


나는 탐욕에 사로잡혀 주식을 사기로 결심했다. 그때 미국 주식 A 샀고 이전 글에서 본 것과 같이 현재 50%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미스터 마켓이 개최한 폭탄 세일


미스터 마켓은 변덕쟁이라서 매일 새로운 가격을 제시한다. 나는 그 가격을 무시할 수도 있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런데 미스터 마켓이 그냥 대놓고 폭탄 세일을 하는 때가 있다.

그게 바로 시장이 폭락할 때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의 저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다음과 같은 그림으로 이를 설명했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p.169, 그림 발췌


그림은 '코스톨라니의 달걀'이다. 달걀 꼭대기는 시장의 고점이다. 주가는 오른편을 따라 하락한다. 주가가 달걀의 하부에 이르면 주식을 산다. 그리고 주가가 왼편을 따라 달걀의 상부에 이르면 주식을 판다. 이를 계속 반복한다. 결국 이 그림에서처럼 투자자는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면 주식을 사면 되는 것이다.


동학 개미들도 이 원리를 깨달았기 때문에 시장 폭락 후 과감하게 투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우 현명한 행동이었다고 본다. 참, 나는 서학 개미구나.




다른 사람들이 탐욕스러울 때 두려워하고자 하며,
다른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에만 탐욕스러워지고자 합니다.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 p.294-


투자가 말처럼 쉽냐?


시장 폭락에 사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말일까? 말처럼 쉬우면 얼마나 좋을까?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언제 폭락이 올지 아무도 모른다.

둘째, 언제가 바닥인지 모른다.

셋째, 언제 올지 모르는 시기를 기다리며 투자를 안 할 수는 없다.


세 가지 문제와 관련해, 나는 이번 투자에서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었다.


1. 언제 폭락이 올지 정말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시장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

당연히 언제 시장이 폭락할지 모른다. 그러므로 항상 시장을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투자자는 몇 가지 지표를 이용해서 시장이 공포에 빠졌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그것이 VIX지수와 Fear&Greed지수였다.


첫 번째로 소개한 VIX는 S&P500 지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지수는 올라간다.

출처 : https://fred.stlouisfed.org/series/VIXCLS

위 차트에서 회색 음영구역은 경제위기를 나타낸다. 2008년 금융위기 때의 수치를 보라.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변동성으로 인해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는 의미다.



두 번째로 말한 Fear&Greed 지수는 코스톨라니 달걀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출처 : https://money.cnn.com/data/fear-and-greed/

위 계기판에서 바늘이 왼쪽으로 이동할수록 시장이 공포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교롭게도 글을 쓰는 현재, 바늘이 공포에 위치해 있다. 내가 작년 3월에 매수할 때, 바늘은 9를 가리키고 있었다.


오해하지 말 것은, 이 두가지 지표만 가지고 투자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2. 바닥 모르기 때문에 안전마진을 이용했다.

작년 3월 초순에 분명히 뉴스에서 최대 낙폭이라고 했다. 그래서 주식을 샀는데도 주가는 더 떨어졌다. 하지만 물타기를 해서 좀 더 낮은 가격을 확보할 수 있었다.


3000만 원을 잃은 이유를 설명하며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해놓고 물타기를 했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여기서 이전 글에 설명한 안전마진의 개념이 다시 등장한다. 미국 주식 A를 매수하기 전, 나는 이 기업의 장부가치를 계산했다. 그리고 장부가치의 40% 할인된 가격에서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주가는 계속 떨어졌다.


그런데 주가가 더 떨어졌다는 것은 40%보다 더욱 할인된 가격이라는 의미다. 추가 매수하는 것이 논리에 맞다. 이러한 이유로 물타기를 했다.


시장이 공포에 빠져 폭탄 세일이 왔다고 해도, 언제 하락이 멈출지 알 길이 없다. 나도 주식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안전마진을 기준으로 삼으니, 주가가 더 떨어졌을 때 과감하게 매수할 수 있었다.


3.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별도의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나는 시장이 폭락하자 기회가 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기업의 가치보다 싼 가격에 주식을 사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런데 문제는 돈부족했다. 기회가 왔으면 왕창 사야 하는데, 말했다시피 3000만 원이 ETN에 물려 있던 상태였다. 그렇다고 위급상황에 써야 하는 비상금을 투자할 수는 없었다. 남아 있는 유동자금만 투자할 수밖에 없었다.


이 투자 이후로 나는 시장 폭락에 대비하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겠다고 마음먹었다. 투자자는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12척의 배를 항상 남겨놓아야 하는 것이다.

기회를 잡으려면 시장이 공황에 빠졌을 때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합니다. 투자의 첫 번째 원칙은 반드시 현금을 확보해두는 것입니다. 그래야 내일도 투자할 수 있으니까요.
-워런 버핏 라이브, p.368-


앞으로도 미스터 마켓이 공포에 빠진 날은 나에겐 블랙프라이데이다. 언제 행사가 열릴지는 모른다. 그렇기에 돈을 모아야 한다. 장바구니에 미리미리 구매할 물건도 담아둬야겠다.

이전 07화 주식시장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